''공만 잘 던지면 뭐해,타선이 뒷받침돼야지…''

LA 다저스 박찬호(28)의 심정이 답답하기만 하다.

데뷔 이후 최상의 투구에도 불구하고 얼어붙은 LA 타선이 박찬호의 승수 쌓기를 도와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2실점하며 시즌 4패째를 기록했다.

이날 박찬호는 안타 6개로 2점을 내줬지만 볼넷을 2개만 허용하고 삼진 8개를 잡아내는 등 호투를 보여줬다.

방어율도 계속 낮춰 3.02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이날 LA 타선은 몬트리올 선발 하비에르 바스케스의 커브와 패스트볼에 시종일관 농락당하며 침묵을 지켰다.

안타는 2개만을 뽑아냈고 삼진은 9개나 당했다.

점수는커녕 단 한 명도 2루조차 밟아보지 못했다.

지난 5일 박찬호에게 3패째를 안겨줬던 시카고전에 이어 다시 한번 방망이의 침묵이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LA 타선의 추락은 5월 들어 더욱 심해지고 있다.

16일 현재 LA의 팀 순위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고 팀 방어율은 3.76으로 내셔널리그를 통틀어 1위에 올라 있다.

박찬호를 비롯해 방어율 1위 케빈 브라운과 구원부문 1위 제프 쇼 등 마운드 전체가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팀 타율은 0.247로 내셔널리그 전체 16개 팀 중 12위에 머무르고 있다.

장타율도 7위에 그치는 등 타격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선발타선 중에서는 셰필드와 그루질라넥이 간신히 3할대를 유지할 뿐 모두 2할대의 물방망이다.

5월 들어서 타선은 더욱 침묵을 지켜 팀타율은 0.245로 12위,장타율은 15위로 바닥을 헤매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마운드 덕에 1위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LA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려면 이처럼 극심한 투고 타저가 먼저 해소돼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편 박찬호는 21일 새벽 2시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에 재도전할 예정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