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선두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각 팀 에이스들의 다승왕 경쟁도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팀별로 99경기씩을 남겨둔 14일 현재 구자운 배영수 테일러 이상목 손민한 등 5명의 선수가 5승으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고 임창용 등 4명이 4승으로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5월 중순까지 5승 이상을 거둔 선수들이 8명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올해는 다소 처지는 수준.

하지만 대부분 신예선수들인데다 박빙의 팀 순위와도 맞물려 있어 팬들에게 남다른 흥미를 주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현대의 테일러.

7경기를 치르는 동안 방어율 2.45에 5승 무패의 호투를 보이며 줄곧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메이저리그 출신답게 1백40㎞대 후반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선보이며 임선동과 정민태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수가 많아지면서 피홈런과 피안타수가 늘어나고 있어 계속 호조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삼성의 2년차 배영수도 1년새 한층 성숙해진 투구를 바탕으로 다승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8일 해태전에서 5실점하며 올 첫 패전을 기록했지만 12일에는 다시 LG를 상대로 변함없는 제구력과 칼날 슬라이더를 과시하며 5승째를 챙겼다.

올해 선발로 나선 두산 구자운은 지난 3일 팀 타선의 도움으로 쑥스러운 5승 대열에 합류했다.

빠르진 않지만 묵직한 직구와 체인지업이 주무기.5월 들어 실점이 많지만 차츰 안정적인 페이스를 되찾고 있다.

작년 12승의 롯데 손민한과 99년 14승을 거뒀던 한화 이상목도 무난하게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손민한의 경우 최근 팀 타선이 살아나는데다 팔꿈치 부상을 당했던 에이스 문동환이 셋업맨으로 복귀할 예정이어서 더욱 힘을 받는 추세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