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니어PGA투어에서 정상을 달리고 있는 헤일 어윈(56)은 타이거 우즈나 잭 니클로스처럼 "화려한 샷"을 지니고 있는 선수는 아니다.

꼭 집어서 얘기할만한 약점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매 상황에서 비교적 일관된 샷을 한다.

"실수가 적은 골퍼가 승리한다"는 것은 골프의 불문율.

어윈은 74,79,90년 US오픈을 포함,미PGA투어시절 20승을 올렸다.

또 86개대회 연속 커트를 통과할 정도로 기복없는 플레이어로 정평이 나있다.

지난 95년 시니어투어에 합류한뒤에는 31승을 올리고 있다.

동료나 교습가들은 어윈의 주무기는 롱아이언샷 또는 페어웨이우드샷이라고 입을 모은다.

△완벽에 가까운 템포와 밸런스=어윈을 말할 때 74년 US오픈이 빠지지 않는다.

그는 그 대회 최종일 최종홀에서 기막힌 2번 아이언샷을 구사하며 포레스트 페즐러를 2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어윈이 세계 골프대회 중 가장 코스를 까다롭게 세팅하는 US오픈에서 세 번이나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거리와 정확성을 겸비한 롱아이언샷 덕분이라는 데 이론이 없다.

그의 롱아이언샷은 자연스러움과 리듬이 잘 조합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는 곧 롱아이언샷에 필수적인 이상적 템포와 밸런스로 연결돼 거의 매번 견실한 콘택트를 할 수 있게 되는 것.

롱아이언샷을 버디 퍼팅거리에 갖다 놓는 선수는 어윈과 니클로스 외에 몇 없다.

△임팩트 순간 몸은 볼 뒤에=어윈이 페어웨이우드와 롱아이언을 잘 다루는 데는 ''임팩트 순간 머리와 몸의 오른쪽이 볼 뒤에 위치하는'' 교과서적 기본이 배경이 되고 있다.

우드나 롱아이언샷은 빗자루로 바닥을 쓸듯 하는 스윙이어야 굿샷이 나온다.

머리를 들거나 몸이 미리 열리면 자세가 높아지면서 볼을 정확히 맞힐 수 없게 된다.

또 손목코킹도 빨리 풀어지게 돼 이 샷에 필요한 ''완전한 폴로스루''를 할 수 없다.

롱아이언샷은 볼을 때리는 것만으로는 안되고 클럽을 끝까지 휘둘러 주어야 한다.

어윈은 "몸이 뒤에 있게 되면 볼을 띄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강한 체력,깊은 생각=어윈은 콜로라도대학 시절 미식축구 수비선수였다.

강한 하체 덕분에 스윙 중에도 몸의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으며 이는 일관된 샷으로 연결된다.

코치 없이 골프를 독학한 것으로 유명한 어윈은 또 ''사색''을 좋아한다.

물론 코스에서 샷을 할 때도 예외는 아니다.

골프가 샷 기술뿐만 아니라 전략·마인드 게임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어윈은 ''생각하는 골프''를 하는 프로골퍼라 할 만하다.

김경수 기자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