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희망'' 이형택(25·삼성증권)이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81위인 이형택은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웨스트사이트클럽에서 열린 US클레이코트챔피언십대회(총상금 35만달러) 단식 결승에서 세계 69위 앤디 로딕(18)을 맞아 선전했으나 0대 2(5-7,3-6)로 졌다.

이형택은 투어 대회 사상 첫 정상에 오르는 데는 실패했지만 준우승상금 2만4천달러와 랭킹포인트 1백20점을 획득,조만간 세계랭킹 60위권 진입을 바라보게 됐다.

이형택은 특히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온 클레이코트에서 준우승을 차지,역시 클레이코트에서 벌어질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이달 말)에서의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

전날 한국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투어 대회 결승에 올라 새 역사를 썼던 이형택은 이날 4강전까지 위력을 발했던 포핸드 스트로크가 좋지 않았고 서비스의 강도와 첫 서비스 성공률도 많이 떨어졌다.

여기에 최고 시속 2백27㎞에 육박하는 로딕의 강서비스를 되받아치는 데에도 애를 먹어 투어 첫승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이형택은 첫세트에서 10번째 게임을 따내며 게임스코어 5대 5까지 맞섰지만 서비스권을 가진 11번째 게임에서 그라운드 스트로크가 계속 베이스라인을 조금씩 벗어나는 바람에 패한 뒤 내리 2게임을 내주고 말았다.

이후 이형택은 계속된 서비스 난조와 포핸드 스트로크의 위력이 약해져 고전을 거듭하다 2번째 세트도 3대 6으로 패하고 말았다.

지난달 애틀랜타챌린지대회에 이어 데뷔 1년도 안돼 두 번째 투어 패권을 차지한 로딕은 경기 후 "이형택은 훌륭한 선수(great player)"라며 치켜세웠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