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다승왕하는 거 아냐?"

삼성의 2년차 우완투수 배영수(20)가 1년새 확 변했다.

지난해와 다른 안정된 제구력을 선보이며 삼성의 에이스로 떠오른 것.

배영수는 2일 두산의 강타선을 상대로 5이닝 동안 5안타 3볼넷만 내주는 호투를 보이며 4승째를 챙겼다.

한화의 한용덕,두산의 구자운 등과 함께 3일 현재 다승 선두다.

승률은 1백%.

방어율(1.82)도 두산 박명환과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데뷔 첫해인 작년 25경기에 출장해 1승도 못거두고 2패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눈부실 정도의 성장이다.

1백40㎞대의 빠른 직구는 작년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들쭉날쭉했던 제구력은 1년새 안정감 있는 피칭으로 바뀌었다.

볼끝에 실리는 무게도 묵직함을 더하고 있다.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상대팀 타자들을 꼼짝없이 옭아매고 있다.

사실 배영수의 올해 활약은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지난 겨울 혹독한 동계훈련을 통해 체력을 키우면서 팀 동료들과 당시 인스트럭터를 맡았던 선동렬 KBO(한국야구위원회) 홍보위원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얻었다.

칭찬을 아끼는 김응룡 감독도 "제구력은 팀 내 최고"라고 추켜세울 정도다.

중간 계투로 올 시즌을 시작한 배영수는 지난달 말 선발자리를 꿰차면서 팀 에이스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올해는 팀의 우승과 다승왕 자리에 대한 욕심을 부려볼 생각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