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잘 맞습니까?" 그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1백타에서 두세 타 정도가 줄었다 늘었다 하지요"라고 대답하면,"한참 물이 올랐군요.자나 깨나 눈에 골프공만 보일 때입니다"라고 응수한다.

사실 그렇다.

요즈음 내 관심은 온전하게 골프에만 집중돼 있어서 예사로운 일은 건성으로 지나칠 때가 많다.

골퍼들로부터 라운드 제의가 들어오면,선약을 취소하고 따라다닐 정도로 열중되어 있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라운드에서 돌아와 스코어카드를 분석해 보면,전체 타수 중 45%가 그린에서의 퍼팅으로 일관한 것을 발견한다.

파4홀에서 3타로 온그린해서 네 번의 퍼팅으로 마무리한 사례도 많았다.

그런 경우 퍼터로 땅을 콱 찍어버리고 싶지만,그린을 손상시켜선 안되겠기에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속만 끓일 뿐이다.

1년 전 처음 라운드했을 때와 지금의 경우를 비교하면 아이언샷의 비거리나 방향성은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만큼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되는데,퍼팅의 적중률은 1년 전보다 훨씬 뒤떨어졌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퍼터를 들고 겁없이 설쳤을 때의 성적이 오히려 좋았다는 뜻이다.

겁먹었다는 것은 긴장되어 있다는 것이겠는데,홀이 바로 눈앞에 바라보이면,나도 모르게 아연 긴장하게 되고,긴장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더불어 궁금하기 짝이 없어 일찌감치 헤드업을 범하게 되고,퍼팅한 공은 십중팔구 홀을 비웃듯이 멀리 비켜가고 말았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거름지고 장에 가듯이 남들이 우드나 아이언샷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해서 나 역시 덩달아 칩샷 연습이나 퍼팅 감각을 익히는 것을 하찮게 여겨 왔었다.

그리고 골프장에서 라운드할 때 동료 골퍼들이 오케이를 주면,얼씨구나 해서 마무리 퍼팅을 생략하고 공을 냉큼냉큼 집어들었던 것도 원인일 수 있었다.

어느 것 한 가지 소홀히 할 수 없고,생략해서도 안 되는 것이 골프와 연결된 인생 철학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 멀고 먼 길이 아직도 내겐 많이 남아 있다.

김주영 소설가 jykim@paradis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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