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로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KBS-1TV ''태조 왕건''에서 궁예의 부인(연화)으로 나오는 김혜리.

그녀가 주니어골프 선수 출신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지난 81년 여의도초등학교 6학년 때 부모님을 따라 연습장에 갔다가 골프선수까지 됐다.

"수영이든 골프든 모든 운동을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게 제 성격이에요"

김혜리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출전한 주니어대회에서 2위에 오를 정도로 골프에 소질을 보였다.

일본에서 활약 중인 원재숙 프로가 1등을 도맡아 해 2등밖에 할 수 없었다고.

그러나 미모 때문에 항상 사진은 김혜리가 나왔다고 한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도 2등인 선(善)에 당선돼 한동안 ''2등 콤플렉스''에 빠지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 대학진학을 위해 공부에 전념하면서부터 4년 정도 하던 선수생활을 접었고 미스코리아에 뽑힌 후 방송생활에 쫓기면서 골프채를 완전히 놓아버렸다.

2년 전부터 틈틈이 샷을 다듬고 있으나 예전의 실력을 되찾지는 못했다.

그래도 대부분 홀에서 파온을 할 정도로 드라이버와 아이언샷은 살아 있다.

드라이버샷은 잘 맞으면 2백40야드도 나갈 정도로 장타자다.

스윙폼도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답다.

"장타의 비결은 스윙 크기와는 상관이 없고 임팩트가 얼마나 좋으냐에 달려 있는 거 같아요"

그녀는 골프에서 자신을 다스리는 게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골프는 결국 자신과의 싸움입니다.자신을 다스리는 게 가장 힘들다는 얘기죠.저는 스코어가 안 좋으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거든요"

그래서인지 퍼팅은 김혜리가 가장 어려워하는 샷이다.

1m 거리에서 안 들어가면 마음이 흔들려 다음부터는 그냥 쳐버린다.

''3퍼팅의 여왕''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오죽하면 골프코스에서 그린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다.

요즘 촬영장에서 궁예역의 김영철씨와 이제 갓 골프를 시작한 왕건의 첫째부인역 박상아씨,극중 아버지 김성옥씨 등과 골프얘기로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아름다운 나무와 연못이 어우러진 골프장 풍광을 좋아한다는 그녀는 앞으로 프로암대회나 연예인골프대회 등 각종 골프행사에 참석해 작으나마 골프대중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