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말~80년대초 세계골프계에 이름을 날린 톰 왓슨(52).

명문 스탠퍼드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학사)한 왓슨은 기량도 기량이지만 "골프란 무엇인가"를 아는 몇 안되는 인텔리 골퍼로 유명하다.

그를 말할때마다 브리티시오픈 5회 우승이 빠지지 않는다.

77년 턴베리대회때 잭 니클로스를 1타차로 꺾고 우승한 것은 지금도 명승부로 회자되고 있다.

미국태생인 그가 영국에서 많이 우승할수 있었던 것은 변덕스런 날씨속의 플레이요령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람이 불 때=바람이 부는 날씨를 좋아하는 골퍼는 아무도 없다.

그러나 왓슨은 오히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 스윙을 더 완전하게,그리고 천천히 한다.

물론 스코어도 다른 선수에 비해 더 좋다.

그는 바람을 ''보이지 않는 해저드''라고 일컫는다.

바람이 불 때는 그것에 맞서 스윙을 하거나 전략을 짜서는 안된다.

그는 클럽페이스를 목표라인에 직각으로 놓아야 하며 바람에 맞서 스윙을 빨리 해치우지 말라고 말한다.

또 스탠스를 평소보다 넓혀 스윙을 안정시키고 균형을 잘 유지하라고 한다.

바람이라는 변수를 생각보다 더 감안하고 기대 수준을 낮추어 바람을 친구로 사귀는 전술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뒷바람=볼이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래서 티샷을 스푼으로 하더라도 드라이버보다 더 멀리 나가는 수가 있다.

특히 스윙을 세게 하면 볼에 백스핀이 많이 걸리고 궤도가 높아 슬라이스나 훅이 날 가능성이 낮다.

어프로치샷을 할 때에도 한 클럽 작게 잡고 세게 스윙해주면 볼이 그린에 멈출 확률이 높다.

△앞바람=아이언샷을 할 때 왼어깨를 낮추고 오른어깨를 쳐든 채 어드레스하면 볼은 바람을 뚫고 낮고 곧게 나간다.

또 ''내리막 라이''에서처럼 볼을 오른발 쪽에 두고 한 클럽 길게 잡아 깃대를 바로 겨냥하는 것이 좋다.

드라이버샷을 할 때 티를 낮게 꽂으면 견실한 콘택트가 안될 수 있으므로 권하지 않는다.

단 왼발 쪽에 체중이 조금 더 가게 한다.

◇40야드 남기고 맞바람이 불 때=볼에서 깃대까지는 약 40야드.

깃대는 그린 뒤편에 꽂혀 있고 맞바람이 강하게 분다.

요즘 우리 날씨와 딱 맞는 상황이다.

골퍼들 중에는 이때 피칭이나 샌드웨지샷을 하는 경우가 많다.

결과는 대부분 짧다.

이 경우에는 8번아이언을 잡으라.

그런 다음 볼을 그린 중앙에 떨어뜨려 깃대까지 굴러가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상황에서 웨지샷을 하는 것은 가장 멍청한 짓이다.

◇집중과 여유=왓슨이 악천후 속에서 스코어를 잘 내기로 유명한 것은 심리적 요인도 한몫한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샷마다 집중을 잘 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또 악천후 때나 중압감이 있을 때 한 템포 쉬는 여유를 부릴줄 안다.

''남들이 서두를 때 나는 한 템포 늦춘다''는 여유가 샷의 성공률을 높인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