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 대회를 세계인의 문화축전으로 맞이하려는 열기가 경기개최 도시를 중심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독창적이고 품위있으며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예술행사를 마련해 우리 문화의 콘텐츠를 세계화,선진화해야 한다는 중지가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월드컵 문화행사는 크게 월드컵 조직위,문화예술단체 및 공연장,개최 도시 등으로 나뉘어 준비된다.

현재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오는 7-8월께가 되면 "2002 월드컵 공식 문화행사"란 타이틀을 붙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월드컵 조직위는 내년 5월31일 개막식 행사와 전야제,올 12월1일 본선 조추첨때 진행할 문화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조직위내 문화행사 예술총감독을 맡고 있는 김치곤씨는 "88서울올림픽 문화식전 본부장을 맡은 경력과 당시 성과를 살려 이번 대회도 훌륭히 치르겠다"고 다짐한다.

"88올림픽때 우리 전통문화의 주변부만 소개한 듯해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이번에는 우리 문화의 진수를 깊이있게,또 흥미롭게 부각시킬 생각입니다"

조직위는 <>D-365일인 오는 5월31일 수원경기장 준공 <>대구서 개막되는 FIFA 대륙간컵 대회 <>D-200,D-100 등의 의미있는 일정에도 문화프로그램을 배치할 계획이다.

공연장 기획으로는 국립극장이 단연 돋보인다.

지난해 경주엑스포때 선보인 총체극 "우루왕"은 월드컵 문화행사의 대표작으로 내세운다는 계획하에 만든 작품.

전래설화인 "바리데기 공주"와 세익스피어 고전인 "리어왕"의 줄거리를 잘 조화시킨 역작이다.

오는 7월 서울을 시작으로 월드컵 개최도시에서 순회공연할 예정이다.

대회기간중인 내년 6월에는 일본공연도 추진중이다.

국립극장은 또 내년 1-2월 본선진출국에 극단 무용단 창극단 등으로 구성된 문화예술단을 파견해 월드컵붐을 조성할 계획이다.

3월 첫 주말에는 광화문 일대에서 월드컵 성공기원 문화축전을 여는 안을 문화관광부에 올려 놓고 있다.

정동극장도 역시 전통설화인 "연오랑 세오녀"를 총체극 형식으로 제작해 대회기간중 공연할 방침이다.

이 설화는 남편 연오랑이 고기잡이 나갔다가 표류해 일본에 닿게 되고 일본왕의 지위에 오른다는 줄거리.

해와 달이 사라진 신라에 다시 광명을 찾아준다는 얘기여서 한.일간 교류,협력을 다지는 작품으로 의의가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아시안필하모닉 연주회 <>한국이 낳은 세계적 발레리나 강수진이 단원으로 있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초청공연 <>세계적 화가들과 신진 화가들의 공동전시회인 "살롱 그랑 에존느" 개최 등을 주요 아이템으로 잡고 있다.

정명훈이 주도해온 "7인 음악회"도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테너 로베르토 알라냐,호세 쿠라,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정경화 등을 초청해 세계 최고의 음악회로 만들 계획이다.

예술의전당에서는 내년 봄 국립오페라단과 일본 오페라단이 함께 만드는 오페라 공연을 준비중이다.

문호근 예술의전당 예술감독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경기를 보고 관광이나 공연관람,쇼핑 등은 일본에 가서 하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도 질높은 프로그램과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편 경기개최 도시들은 지역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다.

번화가에 "월드컵 플라자"를 만들어 공연과 전시,쇼핑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