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특수(特需)를 잡으려는 노력은 중소.벤처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월드컵을 계기로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뛰고 있다.

월드컵을 통해 일어날 "스포츠 열풍"을 타고 첨단 운동기구를 국내외 시장에 보급하려는 벤처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또 전세계인들의 축제마당인 월드컵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을 수많은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려고 중소기업들은 착실한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중소.벤처기업들의 노력에 비해 정부나 관련 기관들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산에 있는 스포츠 신발 전문 생산업체인 학산(대표 이원목)은 월드컵을 통해 자체 브랜드인 "비트로"를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 회사는 전세계 유명 스포츠 브랜드 14개 업체의 제품을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학산은 테니스화 조깅화 등에 이어 2년전부터 비트로라는 자체 브랜드로 내수 시장에 축구화를 판매해왔다.

일반 축구화는 물론 지난해에는 선수용 "방수기능 축구화"까지 개발,월드컵을 계기로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방수기능 축구화는 사람의 피부에 가까운 소재인 고어텍스로 만들어 통풍이 잘 될뿐 아니라 물이 스며드는 것은 막고 땀은 배출시킨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원목 사장은 "이번 월드컵은 자칫 잘못하면 외국 스포츠 브랜드들만의 잔치가 될 수 있다"며 "국내 브랜드를 세계적인 상표로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월드컵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한국과 달리 일본은 도쿄 올림픽을 통해 미즈노 아식스 등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낸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분당에 있는 벤처기업 나래기술(대표 서정길)은 이달중에 첨단 러닝머신 "싸이버 러너"를 본격 시판한다.

나래기술은 지난 2년반동안 20억원의 개발자금을 들여 싸이버 러너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일반 러닝머신에선 찾아볼 수 없는 여러가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

15인치 LCD(액정표시장치) 컬러화면을 통해 숲 도심지 바닷가 등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조깅코스 화면을 볼 수 있다.

또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어 운동을 하면서 "웹 서핑"을 즐길 수 있고 TV나 영화도 시청할 수 있다.

서정길 사장은 "월드컵을 통해 스포츠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것에 대비해 싸이버 러너를 개발했다"며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오토바이와 제트스키를 형상화한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기획사인 누브티스(대표 이경순)는 한국에 올 외국인들을 겨냥한 각종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아쟁 가야금 해금같은 전통악기와 첨성대 남대문 등의 문화유산에서 얻은 모티브로 지금까지 90여가지에 이르는 문화상품을 선보였다.

누브티스가 만드는 문화상품은 넥타이 스카프 손수건 같은 섬유제품이나 생활소품 공예품 등이다.

이경순 사장은 "한국의 전통문양을 이용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면세점 등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들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