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 축제의 서막이 올랐다.

월드컵조직위원회가 지난달 15일부터 입장권 예약판매에 들어감으로써 지난 96년 6월이후 4년반동안 준비해온 "지구촌 축구대축제"가 사실상 시작됐다.

예매 마감을 하루 남겨둔 13일 현재 대회 입장권 판매는 비교적 순조로운 편이다.

한국팀이 참여하지 않는 경기의 입장권 판매가 다소 부진하지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이 가세, 활기를 찾고 있다.

월드컵대회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축제로 불린다.

참가 국가수는 물론 TV 시청률에서도 올림픽에 못지 않다.

오히려 가장 인기 있는 축구 한 종목에서 예선을 거쳐 약 한달간 본선을 치르기 때문에 올림픽보다 인기가 더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월드컵대회조직위원회가 스폰서 기업들로부터 받는 후원금이 해마다 급상승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월드컵대회는 개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회 경기장 건설 등으로 인한 경기부양, 고용창출효과와 관광수입증가효과가 막대하다.

지난 98년 16회 월드컵대회를 열었던 프랑스는 27만5천명의 고용을 창출하면서 그해 경제성장률이 90년대들어 가장 높은 3%를 기록했다.

또 1백만명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했으며 자국팀의 우승으로 국민들의 사기를 드높이는 효과도 얻었다.

82년에 12회 대회를 유치했던 스페인은 대회이후 관광자원이 널리 알려져 관광수입이 대회당시 63억달러에서 10년후인 92년엔 2백4억달러로 세배이상 늘어났다.

스페인은 특히 월드컵이후 "40년간 프랑코총통이 통치해온 독재국가"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민주산업국가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얻는 효과도 거뒀다.

우리나라 역시 이번 월드컵 대회로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얻을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98년 산업연관효과분석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월드컵대회는 시설건설, 관광객유입 등으로 인해 7조9천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됐다.

또 대회운영 등으로 24만5천명의 근로자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대회전후 외국인 방문으로 4억달러의 관광수입이 들어올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국가및 기업 이미지제고 등 수치로 계산하기 어려운 효과까지 포함하면 그 파급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다.

각종 국제회의에서 정부나 기관단체의 위상이 높아지고 외국업체와의 거래에서 우리 기업들이 인지도 제고로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올림픽 대회를 전후해서 우리 경제가 크게 활성화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볼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적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도 적지 않다.

올림픽이 열린 지난 88년 당시와 달리 현재 우리나라는 부문별로 과잉투자로 인해 구조조정을 지속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월드컵을 위해 건설한 전국 10개의 경기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시급하다.

또 흑자대회를 위해 중국 등 인근 국가의 관광객을 대규모로 유치할 필요가 있다.

월드컵은 올림픽과 달리 방송중계권료를 대회조직위원회(FIFA)가 모두 가져가 자칫 장소만 빌려 주고 적자대회를 치르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국산업연구원 산업협력실의 김화섭 연구위원은 "프로축구구단이 대회이후 경기장 시설을 활용하면 가장 효율적이지만 대구 서귀포 등의 경우 축구 구단이 아예 없어 효율적인 경기장 활용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후원사 선정권한을 ISL이라는 월드컵조직위원회 홍보대행사가 갖고 있어 흑자를 확신할 수 없다며 절대인구가 많은 중국의 부유층을 상대로 한 월드컵 관광상품을 개발,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주병 기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