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워지기 위한 성형수술은 말할 것도 없고 어차피 몸에 칼을 댈 수술이라면 환자는 수술한 부위가 잘 드러나지 않거나 미용상 문제가 없게 되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여성에게 있어 제2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외성기(外性器)에 대해서도 이같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출산할 때 임산부의 성기가 산부인과 의사에 의해 원래의 모습보다 더 흉한 형상이 되었다고 해서 당당하게 불평할 수 있겠냐는 말이다.

출산할 때 회음부(소음순과 항문 사이)는 상당히 부드러워 질 입구가 어느 정도 크기까지는 넓어진다.

하지만 갓난아기의 머리가 충분히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넓혀지지 않는 여성이 대부분이다.

이럴 경우 무리를 하면 열상(裂傷)이 생기기 때문에 산부인과 의사들은 회음부를 절개하게 된다.

문제는 절개한 이후의 처리과정이다.

열상이나 절개 후에는 반드시 봉합수술이 뒤따르는데 같은 산부인과 의사라도-실로 유감스런 일이지만-봉합하는데 난폭하거나 서투른 의사가 적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정황이 정황인지라 아이를 낳은 여성은 산고와 출산의 기쁨에 이런 봉합에 신경쓸 수 없다.

"본래 형태대로 꿰매주세요"라든가 "저는 형태가 본래 이상하니 예쁘게 꿰매주세요"라고 말할 여성이 몇이나 될 것인가.

물론 원형대로 꿰매주는게 당연한 의무지만 상당수 의사들은 원래 소음순 형상이 어떻든 상관없이 봉합을 아주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측면의 열상과 절개의 경우엔 소음순의 어느 쪽인가를 더 당겨 늘어진 채로 꿰매기 쉽다.

때때로 제2의 얼굴이 삐뚤삐뚤 일그러져 보기싫은 형태로 병원을 찾는 여성들이 있다.

고쳐주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아도 본인이 원치 않는다면 별 도리가 없다.

우리나라는 출산을 아직까지 ''아기의 생산''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따라서 엄마의 건강에 이상이 없고 튼튼한 아기를 생산했다면 그것으로 족해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아기의 생산만을 위해 섹스를 한다면 우리는 인생의 중요한 행복 하나를 잃게되는 것이다.

부부간의 섹스에 있어서 여성의 미관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어떤 남성들은 그 형태가 이상해 섹스할 마음이 나지 않는다고도 한다.

이제는 당당히 "예쁘게 꿰매주세요"하고 말할 수 있는 풍토가 되었으면 한다.

성생활의 풍요로움을 위해 부부가 함께 여성기의 미관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홍영재 산부인과 원장 HYJ8888@lyc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