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GA투어 연장전 사상 최다인 6명이 경쟁한 서든데스 첫홀(18번홀·파4·4백47야드).

''플레이오프의 마스터'' 로버트 앨런비(29·호주)는 홀까지 2백25야드를 남겨둔 지점에서 2번아이언과 3번우드를 놓고 고심하다가 겨울 빗발 속으로 3번 우드샷을 날렸다.

클럽헤드를 떠난 볼은 그린에 떨어진 뒤 약간 구르다가 이내 멈췄다.

홀까지 불과 1.5m의 버디찬스.

그는 그 버디퍼팅을 성공,다섯명의 경쟁자들을 제치고 짜릿한 우승감격을 맛보았다.

한편 최경주(31·슈페리어·스팔딩·88CC)는 올 시즌 다섯 경기 연속 중위권을 지켜 미국무대에 완전히 적응했음을 보여주었다.

앨런비는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비에라CC(파71)에서 열린 미 PGA투어 닛산오픈(총상금 3백40만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3개,보기 2개로 1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8언더파 2백76타를 기록했다.

이자와 도시 등 5명의 선수와 동타를 기록,연장전에 돌입한 뒤 첫홀에서 승부를 가름했다.

그가 시즌 첫승으로 받은 상금은 61만2천달러(약 7억7천만원).

앨런비는 통산 세 번의 우승을 모두 연장전에서 거머쥐어 ''연장전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지난해 휴스턴오픈에서 크레이그 스태들러와 연장 네 번째 홀까지 접전을 펼쳤고 웨스턴오픈에선 닉 프라이스를 연장 첫홀에서 꺾었다.

6명이 연장전에 나서기는 투어 사상 72홀 경기로는 처음이다.

94년 바이런 넬슨 때도 6명이 연장을 치렀지만 당시에는 폭우로 인해 정규경기가 36홀만 치러졌다.

최경주는 이날 1언더파 70타(버디 4개,보기 3개)를 쳐 합계 2언더파 2백82타로 공동 33위에 랭크됐다.

드라이버샷과 아이언샷은 번번이 빗나갔지만 총퍼팅수 24개로 퍼팅감각이 좋았다.

최경주는 올 들어 다섯 번 출전해 모두 커트오프를 통과하고 중상위권으로 경기를 마쳐 이번 대회까지 합산해 재조정하는 대기순위가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

한편 3타차 선두로 출발한 데이비스 러브3세(37·미국)는 75타로 무너져 합계 6언더파 2백78타로 공동 8위에 머물렀다.

최종일 역전 우승을 노린 타이거 우즈(26·미국)는 71타에 그쳐 합계 5언더파 2백79타로 공동 13위.

최근 출전한 8개 대회째 무승행진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