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에 대반란이 발생했다.

"여전사" 박지은 3단이 "반상의 여제" 루이 나이웨이 9단을 격침하고 선승을 쟁취했다.

박지은 3단은 12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2회 흥창배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 결승3번기 제1국에서 지난해 챔피언 루이 나이웨이9단을 맞아 흑으로 3백19수만에 6집반승을 거뒀다.

최근 여류명인전에서 첫승을 따낸 것을 포함,루이9단에게 2연승을 거두고 있어 오는 14일 제2국에서 토종기사로는 처음으로 세계바둑여왕 등극의 기대를 높였다.

두 기사는 특유의 싸움바둑으로 시종 치열한 난타전을 전개한 끝에 박3단이 상변 백대마를 잡으며 승리했다.

바둑은 초반부터 대접전이었다.

백을 쥔 루이9단은 좌하귀에서 흑집을 허용하며 중앙에 백세력을 형성하려 했으나 우하귀에서 패싸움이 발생한 것.

초반 패싸움은 이례적인 것으로 두 기사의 승부욕을 짐작케 했다.

박3단은 우하귀 패를 이용해 중앙 백진 공략에 나섰고 이후 좌하귀를 장악한데 이어 하변 백진도 허무는데 성공했다.

또 바꿔치기로 우하귀를 루이9단에게 내주는 대신 좌변에서 기세를 올렸고 상변에서는 백마를 맹공,생포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루이9단은 하변 흑을 공격하며 추격전을 펼쳤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후원사인 (주)흥창의 손정수 회장이 김태지 전 주일대사와 함께 대국장을 방문,선수들을 격려해 눈길을 모았다.

손회장과 김 전대사는 바둑애호가들로 손회장은 아마추어 2단의 실력을 갖고 있다.

김 전대사는 한국기원 이사를 역임했다.


<>.검토실 기사들은 박3단이야 말로 루이9단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토종 여자기사라고 입을 모았다.

박3단은 유창혁을 연상케 하는 호방한 기풍으로 관전자들을 즐겁게 해 팬들도 많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KBS바둑왕전에서는 조훈현9단과 유창혁9단을 연파해 4강에 진출했고 이로써 올시즌 같은 대회 본선 시드를 따낸 것은 여자기사중 드문 일이라고 평가.

승률면에서도 지난해 29승 21패(58%)로 루이9단을 제외하곤 최고였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