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가 나면 무슨 죽을 일이나 생긴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대부분은 별것 아니다.

코피는 코를 후비는 습관이나 과로,외상,감염질환(감기 등),알레르기성 비염,코속의 이물질,콧구멍을 나눠주는 칸막이가 휘어있는 비중격만곡증 등에 의해 생긴다.

대부분 비점막의 작은 혈관이 손상될때 출혈되는 것으로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심각한 원인에 따른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신건강이 좋지 않으면서 자주 코피가 나는 사람은 한번쯤 이유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고혈압 동맥경화 같은 순환기질환,요독증 등 신장질환,당뇨병,간장질환 등이 있을 경우 혈관이 전반적으로 약해져서 코피가 날수 있다.

희귀하지만 오슬러씨병이라는 유전성 혈관이상에 의해 출혈이 생길 수도 있다.

콧속의 혈관종이나 비강암도 원인이 된다.

어린이인 경우 백혈병 혈우병 혈소판감소증 등 혈액질환이 원인이 돼 코피가 날수 있다.

이런 때에는 전신상태가 좋지 않고 살갗에 보라색 반점이 나타나며 잇몸에서 피가 나므로 단순한 코피가 아님을 쉽게 알수 있다.

또 비인강선종은 사춘기 남자에게만 나타나는데 콧속 깊은 곳에서 피가 많이 나온다.

이처럼 성인병 혈액이상 종양 유전성질환 등 심각한 원인에 의한 코피는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 피가 많이 나고 지혈을 해도 잘 멎지 않는다.

이밖에 여성은 대상월경에 의해 코피가 난다.

월경할 시기에 맞춰 폐 위장 젖 비점막 같은데서 피가 나오는 것으로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월경기간이 끝나면 저절로 멎는다.

경미한 코피는 간단한 처치로 해결된다.

우선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으로 콧방울을 양쪽에서 꾹 누른다.

5~10분간 누르면 대개 피가 멎는다.

더 심하면 머리를 약간 높여 환자를 눕힌후 탈지면으로 콧구멍을 막고 물베개 얼음주머니 젖은 수건 등으로 이마와 콧마루를 차게 해준다.

출혈량이 많으면 얼굴을 옆으로 향하게 해두는 것이 좋다.

피가 목으로 많이 흐르는 경우에는 뱉어 내기 쉽게 상체를 숙인 자세로 앉아 있게 한다.

더 극심한 경우에는 지혈제를 먹인 거즈나 솜을 코에 집어넣거나,투약 또는 주사를 하거나,전기로 지진다.

코피가 나면 우선 이비인후과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출혈부위를 살피기 위해 비경검사 후비경검사 등을 해보고 진단이 나오면 원인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특히 성인의 만성 코피는 비중격만곡에 의한 경우가 많으므로 수술을 통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이비인후과적 원인이 아닌 경우에는 혈액검사 혈압측정 비강방사선촬영 심전도검사 간기능검사 소변검사 등 내과적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해봐야 한다.

(02)3410-2340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 도움말 주신분=정승규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