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웅전 < 자민련 대변인 >

70년대 MBC-TV "유쾌한 청백전" "안녕하십니까 변웅전입니다"라는 프로로 큰 인기를 끌었던 변웅전 자민련 대변인.

그는 당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손에서 마이크를 놓아본 적이 없을 정도로 눈코뜰새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런 그에게 골프는 하나의 "해방구"였다.

짬을 내 실내연습장을 찾고 야외촬영시에는 녹화가 끝나자마자 인근 골프장에서 3홀이나 9홀을 돌면서 방송으로 인한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었다.

변 대변인은 국내 정상급 프로인 박남신과 조호상 조철상 등에게 레슨을 받았다.

훤칠한 키에서 뿜어나오는 장타는 예나 지금이나 일품이라고 한다.

골프장에 가면 캐디들에게 30여회씩 사인을 해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변 대변인은 ''싱글''이 되고 싶으면 지금 하는 연습을 반대로 하라고 주문한다.

그는 대다수 골퍼들이 드라이버와 미들아이언에 지나치게 많은 연습시간을 할애한다고 지적한다.

1시간을 연습한다고 할 때 30분은 퍼팅연습을 하고 20분은 50야드이내의 쇼트아이언 연습,10분은 드라이버와 미들아이언 연습을 하라는 것.

변 대변인은 첫홀에서 5번아이언으로 티샷을 하면 그날 좋은 스코어가 나온다고 한다.

욕심을 갖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는 것.

"정치도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게 행동할때 국민들이 받아주듯 골프 역시 마음을 비워야 페어웨이가 받아줍니다.

오만하게 대하면 벙커와 OB가 기다립니다"

그는 홀인원은 한 번도 못해봤지만 ''홀인원이 될뻔''한 적은 다섯번이나 있었다.

모두 깃대를 맞고 홀 1㎝옆에 떨어졌다.

그는 이것이야말로 ''홀인원 턱''이 필요없어 가장 ''경제적인'' 홀인원이라고 조크를 던졌다.

변 대변인은 골프애호가인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로부터 받은 친필휘호 ''백구백상''(白球百想:흰 볼에 수많은 상념이 담겨있다)이라는 문구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그만큼 골프에는 깊은 인생의 철학이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5대 국회의원 시절,골프대중화를 위해 발벗고 나서기도 했다.

국회 재경위에서 골프채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관세를 인하해 밀수품의 유통을 근절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퍼블릭골프장을 많이 짓고 그린피를 인하토록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변 대변인은 ''바빠서 거의 연습을 못할텐데 어떻게 골프를 잘 치느냐''는 물음에 "박세리를 보면 알수 있듯 충청도 사람들이 골프를 잘 쳐유.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하면 돼유"라며 특유의 충청도 사투리로 답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