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 골프''라는 것이 있다.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계약이나 업무상의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해 갖는 자리다.

얼마 전 그 접대 골프에 게스트로 다녀온 분의 이야기다.

큰 기업의 이사가 대접받는 자리였다.

이사는 "내 돈 주고 나무 티(tee) 한번 사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접대 골프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이사는 티샷이 잘못 맞아 채 10m도 구르지 못하자 캐디에게 볼을 주워오라고 시킨다.

10m 이상 나가지 않으면 다시 치는 것이라며….

볼이 산 중턱에 걸리면 캐디에게 갖고 내려오게 해 페어웨이에 갖다 놓고 친다.

볼이 벙커로 들어가면 치기 좋게 앞부분 모래를 걷어내고 친다.

그렇게 치니 볼이 벙커를 빠져 나올 수밖에….

접대를 하는 사람들이야 생계가 달린 일이니 꾹꾹 참고 있지만 게스트로 참가한 그 분은 난생 처음 보는 희한한 골프에 속이 끓어올랐다.

그린에서 남은 거리가 길건 짧건,원퍼팅 후 퍼팅은 무조건 스스로 기브(give)! 그러고는 돈을 땄다고 좋아하니….

인내심의 한계에 달한 게스트가 폭발했다.

"이사님,지금 뭐하셨죠?" 산에서 볼을 내려놓고,벙커에서 라이를 고친 이사는 자신있게 말한다.

"보기요"

투온시키고 4m 정도의 거리에 볼을 떨구어 놓은 게스트,볼을 휙 집어 저벅저벅 걸어가 홀 안에 집어넣는다.

"그럼 나는 버디요.이사님이 그렇게 쳐서 보기를 했으면 나는 이글쯤 했어야 하는데….그냥 버디로 하죠"라며.

접대 골프에 스코어까지 접대 받으려던 이사,무언가 크게 느꼈으리라.

요즘 들어 부쩍 접대 골프가 많이 생겼다.

접대하는 사람도,접대받는 사람도 몸 상하지 않으니 술 접대보다는 낫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몸 상하지 말자고 술에서 골프로 선회한 접대인데 몸보다 더한 ''마음''이 병들게 하는 골프라면?

차라리 하루 지나면 속 풀리는 술이 낫지 않을까.

godoc10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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