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끝난 미 PGA투어 Q스쿨.

최경주는 딱 합격선인 6라운드 합계 15언더파 4백17타로 내년 시즌에도 투어에 잔류하게 됐다.

그 4백17타중에는 중장거리 퍼팅 성공도 있겠지만 1m가 빠진 것도 여러 번 있을 것이다.

자칫 1타만 까먹었어도 지옥으로 가는 케이스였음에 분명하다.

4백17타중 1타는 전체 타수의 약 0.2%.

그 0.2%가 한 선수의 1년,아니 어쩌면 평생을 좌우하게 되니 Q스쿨만큼 잔인한 관문도 없다.

통과해서 우승이라도 덜컥 하면 프로골퍼로서 최고의 성취를 이루는 격.

그러나 떨어지면 기약없는 골프가 된다.

내년에 붙는다는 것을 전혀 보장하기 어렵고,1년 동안 골프에 녹이 슬 가능성이 더 많다.

이번에 1타차로 떨어진 선수는 장애인 골퍼 케이시 마틴을 포함,8명이다.

그 8명은 이 세상 최고의 억울함,아쉬움,자책이 있을 것이다.

6라운드 4백여타의 여정이 생생히 복기되며 "아! 그때 그 샷만,그때 그 퍼팅만…"이라는 리플레이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스포츠는 언제나 그렇다.

0.001초가 우승을 좌우하고 돌아나오는 퍼팅 하나가 승자,패자를 가른다.

이는 0.2%도 운이 아니라 실력이라는 뜻이다.

최경주의 통과는 결코 1타를 안 까먹은 데 있지 않다.

그 원동력은 그의 모든 과거에 존재한다.

미 PGA투어 도전 결정을 내리고,지난해 Q스쿨을 통과하고,1년 내내 악전 고투하고,다시 Q스쿨에 도전하고….

그 모든 정신과 과정이 모여 이번에도 통과한 것으로 봐야 한다.

만약 그런 전력이 없었다면 그는 실패했을 것으로 단언할 수 있다.

왜?

그런 속성,흐름이 바로 Q스쿨이기 때문이다.

Q스쿨만큼은 통과 여부를 결정짓는 그 1타가 재수 또는 행운이 아니라 골프인생 전체가 모여 이뤄지는 실력이라는 얘기다.

그의 재통과는 이 땅의 젊은 골퍼들에게 다시 무형의 희망,가능성,자신감을 부여했다.

이같은 최의 과정을 통해 이 땅의 골프도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

객원전문위원·골프스카이닷컴 제공 hksky@golfsk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