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의 나이를 훌쩍 넘긴 내게 "건강 유지의 비결이 뭐냐"고 물어오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내가 몸담고 있는 공연계라는 것이 "사람"이 없으면 성립될 수 없는 분야이기에 밤낮없이 사람들을 만나고 그러다보면 "한잔"이 빠질 수 없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나의 천성도 매일의 주연을 거절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면서도 다음날 멀쩡한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는 내 모습에서 주위 사람들은 나를 대단한 체력의 소유자라 생각하는 것 같다.

건강관리 비결을 묻는 이들 대부분이 원하는 "이거다"싶은 "정답"은 내게 없다.

주변에선 진시황이 찾아 헤메던 것과 같은 신비의 영약이라도 복용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일말의 기대를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런 약을 알지도 못하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도 못한다.

스스로 정리한 내 건강비결은 "즐거운 마음가짐과 규칙적인 생활"이다.

진부한 말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라.거의 매일 저녁 수준 높은 공연을 관람하고 문화계 인사들과 함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생활 이상의 만족스런 일상이 또 있겠는가.

다른 각도에서 보면 "업무"일 수도 있지만 공연을 자주 접하는 것은 "즐거운 업무"인 것이다 때론 이야기 도중 마음이 맞지 않아 다투기도 한다.

그래도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같은 사람과의 언쟁은 돌아서면 입가에 미소를 짓게하고 되새김질하게 하는 자극제가 된다.

대다수 사람들의 스트레스 원천인 업무에서 오히려 즐거움을 얻고 있으니 생활이 즐거울 수밖에 없다.

나는 젊은 시절부터 규칙적인 생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전날의 과다한 음주 때문에 피곤해도 스스로 정해 놓은 시간에 반드시 일어나서 운동을 해오고 있다.

처음에는 귀찮고 힘들었지만 30년 가까이 지속하다 보니 이제는 몸이 먼저 움직이는 상황이 됐다.

특히 젊은 시절부터 꾸준히 해온 웨이트 트레이닝은 나이에 상관없이 체력에 맞춰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건강유지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지금도 휴일과 출장기간을 제외한 매일 새벽,한시간 가량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뒤 샤워를 하고 상쾌한 마음으로 출근하고 있다.

즐거운 마음가짐이 정신건강을 유지시켜준다면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은 신체건강을 유지시켜 주고 있는 셈이다.

너무나 평범한 답변이라고 폄하할 일이 아니다.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획기적인 방법은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결국 본인의 의지와 노력밖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