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GA투어 데뷔연도를 마치고 11개월 만에 돌아온 최경주(30).

귀국 바로 다음날 스폰서주최 대회에 출전,덥석 우승컵을 안아 ''역시 최경주''라는 말을 들었다.

비록 내년도 풀시드 획득 여부는 미정이지만 그는 고국 필드에서 분명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음은 슈페리어오픈 우승 직후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최종일 최종홀 ''위닝퍼팅''을 앞두었을 때 심정은.

"날도 어둡고 춥기까지 해 연장전에 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기도 한번 한 뒤 스트로크한 것이 마음 먹은 대로 가주었다"

-앞으로 일정은.

"다음주 초 스킨스게임을 마치자마자 21일 밤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으로 떠난다.

미리 그곳에 가서 Q스쿨에 대비할 생각이다"

-자신 있는가.

"이번이 세 번째 응시다.

컨디션만 좋다면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풀시드권인 35위 안에 들 자신이 있다"

-35위 밖으로 벗어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상금랭킹 1백34위 자격으로 내년도 ''컨디셔널 시드''를 갖고 투어에 임하겠다.

이 시드는 투어의 일부대회에만 출전할수 있는 것이다"

-한국인으로는 처음 올해 미 PGA투어에서 활약했는데.

"초반엔 솔직히 얼었다.

선수나 PGA관계자 방송 코스 등 모든 것이 낯설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전혀 기죽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선수들에게 내가 말을 걸 정도다"

-유명선수들과도 라운드해 보았을텐데.

"서던팜뷰로클래식 4라운드에서 존 데일리와 함께 플레이했다.

내 드라이버샷 거리가 멀리 나가자 데일리가 당황하기도 했다.

르노타호오픈에서는 타이거 우즈를 꺾은 바 있는 봅 메이와 라운드했다.

당시 내가 퍼팅스탠스를 취하면 메이의 퍼팅라인을 밟기 때문에 ''먼저 치라''고 했으나 그가 한사코 거부했다.

내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무시하는 것같아 괘씸한 생각도 들었다"

-텃세를 부린 선수들이 있었다는 얘기도 들리던데.

"같은 루키인 제이슨 부아나 봅 메이가 대표적이다.

어떤 선수는 내 앞에서 ''돌대가리''를 암시하는 ''핫 헤드''를 연발하기도 했다"

-친한 선수들은 누구인가.

"비제이 싱,노타 비게이 3세,저스틴 레너드,프레드 펑크,짐 퓨릭 등이다"

-골프 기량 못지 않게 마인드컨트롤도 필요했을텐데.

"1백% 기도로 해결했다.

나도 그랬지만 집사람이 열심히 기도해줘 마음의 평정을 찾았다"

-Q스쿨에서 내년도 풀시드를 받는다면 어떻게 임하겠는가.

"가볼 데 가보고,선수나 관계자들과도 친해졌으므로 시즌 초반부터 ''우승 대시''를 하겠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