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병은 신장 조직이 70%가까이 손상돼야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조용한 살인자"라는 닉네임도 그래서 붙은 것.

특히 예방법이 없고 조기에 발견해도 뚜렷한 치료책도 없다.

질병의 단계에 상관없이 더이상 신장을 파괴하지 않도록 다독거려 주는게 최선의 치료방법이다.

이를위해 약물 요법과 함께 식사요법을 병행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신장염과 신증후군=신장병 가운데 이들 질환은 신장의 세포들이 특정물질을 공격해오는 항원으로 인식하고 과다하게 항체를 만들어내는 일종의 자가면역 또는 과잉면역질환으로 볼 수 있다.

치료방법은 식사요법이 기본이다.

문제가 되는 과잉면역을 억눌러주는 약물요법이 추가된다.

1차적으로 프레드니솔론과 같은 스테로이드제제를 투여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스테로이드는 뒤따르는 부작용이 크다.

약 투여기간이 길어질수록 가급적 약성이 부드러운 것으로 교체하는게 좋다.

스테로이드제제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에는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해야 한다.

사이클로스포린은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

신장염 환자의 30%정도는 고혈압을 갖고 있다는 통계가 나와있다.

고혈압이 있는 신장염 환자는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신부전에 준해 고혈압 치료와 식사요법을 병행 실시한다.


<>신부전의 약물요법=고혈압은 만성신부전의 원인이 되는 동시에 신부전의 중요한 합병증이기도 하다.

별 조치없이 내버려두면 심장병 뇌졸중까지 유발할 수 있다.

신장은 체내 염분과 수분을 조절해 혈압과 체액의 삼투압을 조절하는 기능을 맡고 있다.

그런데 신장이 망가지면 이에 관여하는 호르몬분비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이 경우에는 칼슘길항제,안지오텐신(혈압상승물질)수용체 또는 저해제, 베타교감신경차단제 등의 순서로 혈압약을 선택해 환자의 혈압을 1백20/80mmHg선까지 낮추도록 노력한다.

일반적인 고혈압보다 더 많은 양을 투여하는 것이 상례다.

필요하면 혈액투석을 해서 혈압약의 효과가 더 발휘되도록 유도한다.

염분과 수분을 배출하는 이뇨제는 신장기능이 전체의 25% 이상 남아있을때 효과가 있다.

그러나 부득이 소변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25%이하인 경우에도 이뇨제를 쓴다.

주로 강력한 효과가 있는 퓨로세미드를 쓴다.

혈중 크레아티닌(요중 노폐물 잔존지표)과 전해질(혈중 나트륨이 적거나 반대로 칼륨이 많을수록 신장 기능이 나쁨)의 농도를 봐가며 이뇨제의 용량을 조절한다.

과다하게 이뇨제를 투여하면 신장에 해를 주고 혈액량을 크게 감소시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칼륨배출을 억제하는 알락톤 같은 이뇨제는 삼가하는게 좋다.

신부전은 신장에서 만들어지는 조혈인자의 생성을 방해하게 된다.

이 때문에 빈혈이 생기기도 한다.

철분제제와 함께 유전공학으로 합성한 조혈인자인 에리스로포이에틴을 함께 투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신부전은 신장에서 인의 원활한 배출을 막는다.

탄산칼슘을 투여해 인이 혈관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신부전이 생기면 위산분비를 촉진하는 가스트린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는다.

남아도는 가스트린이 속쓰림이나 소화불량을 유발한다.

소화제나 제산제를 사용해야 한다.


<>신장병환자의 식사요법=식사요법은 노폐물의 축적을 줄이고 신부전의 진행을 막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만큼 중요하다.

도식화해서 얘기하면 신장병 환자는 단백질 수분 나트륨 칼륨의 섭취를 줄이는 대신 탄수화물 지방을 많이 먹어야 한다.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질소화합물은 신장에 독성을 끼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단백질은 체중 1kg당 정상인은 1.0~1.2g,신부전환자는 0.4~0.6g을 섭취하는게 좋다.

단백질 함량을 환산해 보면 몸무게가 60kg인 신부전환자는 하루 60~80g의 소고기 섭취가 알맞다.

다만 투석환자는 체력소모가 많고 단백질이 일부 유실되므로 0.8~1.0g이 적당하다.

단백질은 갈비살 등심 생선 계란 우유 등 필수아미노산이 많은 질 좋은 동물성이 바람직하다.

비필수아미노산이 많은 콩류 등의 식물성 단백질은 삼가는게 좋다.

탄수화물은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다만 신부전환자는 식욕이 떨어지기 때문에 꿀물이나 설탕누룽지를 먹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나트륨은 부종과 고혈압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하루 2g이하로 섭취량을 제한해야 한다.

음식을 만들 때 가급적 소금을 넣지 않는게 좋다.

신부전으로 혈중 칼륨이 올라가면 부정맥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바나나 감자 귤 오렌지 건포도 등에는 칼륨이 많이 들어있다.

수용성비타민은 쉽게 배설되나 지용성 비타민은 신장에서 배출되지 않는다.

지용성비타민은 음식물에 포함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비타민제를 구입할 때는 수용성만 들어있는 것을 택하는게 좋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도움말=김형규 고려대 안암병원 신장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