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을 할 때 감안해야 할 것은 스피드(세기)와 브레이크(방향)다.

두 가지를 잘 조화시키는 골퍼가 퍼팅을 잘 하는 골퍼다.

대부분 골퍼들은 스피드보다는 브레이크를 파악하는 데 골몰한다.

퍼팅라인만 잘 읽으면 스피드는 문제 없다는 식이다.

그러나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티칭프로인 존 엘리어트는 적절한 스피드로 스트로크하는 것이 퍼팅라인을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그래서 프리샷루틴 때 스피드를 먼저 결정한 뒤 퍼팅라인을 정하라고 말한다.

그는 스피드는 상황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해야 퍼팅 성공확률이 높다고 강조한다.

◇가까스로 떨어지는 스피드

토플(topple) 또는 다이(die)퍼팅이라고 하는 것이다.

볼이 홀에 가까스로 도달한 후 중력에 의해 툭 떨어지는 것이다.

이런 스피드는 홀을 크게 활용할 수 있다.

볼이 천천히 굴러가기 때문에 홀 어느쪽 가장자리에라도 닿기만 하면 떨어진다.

브레이크가 심한 상황에서는 심지어 홀 뒤쪽 사이드로 들어가기도 한다.

단점은 볼이 홀에 못 미치거나 퍼팅라인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러나 그린이 빠르고 까다로울 때,내리막 퍼팅일 때,긴 거리에서 2퍼팅으로 막으려 할 때,퍼팅라인상의 잔디가 순결일 때,브레이크가 심한 퍼팅일 때 이런 스피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홀 뒷벽에 맞고 떨어지는 스피드

퍼팅한 볼이 홀 앞벽을 지나 뒷벽의 ''라이너''(홀을 지지하는 원통)에 맞고 떨어지는 것이다.

대부분 퍼팅에서 최적의 스피드로 권장된다.

데이브 펠츠 같은 교습가는 볼이 홀인이 안 됐을 때 홀에서 17인치(약 43㎝) 지난 지점에서 멈출 정도의 스피드가 적절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스피드는 비교적 평이한 라인의 중거리 퍼팅을 할 때,자신의 스트로크에 확신이 있을 때,큰 프레셔가 걸려 있을 때,컴백퍼팅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빠른 라인의 퍼팅을 할 때 요구한다.

◇뒷벽에 강하게 맞고 떨어지는 스피드

슬램(slam) 또는 차지(charge)퍼팅이다.

타이거 우즈가 선호하는 방법으로 볼이 홀 뒷벽에 강하게 맞은 뒤 홀인되는 형태다.

자신감이 넘칠 때 이런 스피드로 퍼팅하게 된다.

이는 퍼팅라인을 단순화시키며 브레이크를 어느 정도 무시해도 된다.

이 경우 볼이 홀을 지나치거나 홀을 돌아나오는 일이 자주 있다.

이 스피드는 브레이크가 거의 없는 단거리 퍼팅이거나 꼭 성공시켜야 할 오르막 퍼팅을 할 때,그린이 느릴 때,잔디가 역결일 때,그린이 젖어있거나 잔디를 깎지 않았을 때 유용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