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이 그린에서 가장 애를 먹는 순간은 언제인가.

프로나 아마추어나 ''1m 안팎의 내리막 퍼팅''일 것이다.

나를 비롯한 프로골퍼들조차 이런 상황을 맞으면 "괴롭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조금이라도 세기조절이 안되거나,브레이크를 잘못 파악하면 볼이 홀을 외면해버린다.

더욱이 이 경우에는 과감한 스트로크도 할 수 없다.

다음 퍼팅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어려운 퍼팅일수록 연구를 많이 해야 한다.

그린 경사,잔디 방향,퍼팅라인상의 풀잎 하나라도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볼과 홀 사이에 있는 변수들을 촘촘히 따져봐야 하는 것.

그런 변수들을 감안해 퍼팅라인을 정했으면 자신있게 스트로크를 하는 일만 남아 있다.

아마추어들은 ''볼이 홀을 훨씬 지나쳐버릴까봐'' 하다 마는 듯한 스트로크 동작을 취하는 일이 많다.

그 결과 볼이 홀에 못미쳐 또다시 내리막 퍼팅을 해야 하는 사태를 맞이하기도 한다.

내리막이라도 볼이 홀을 지날 정도로 스트로크 해주어야 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내리막 퍼팅라인은 대부분 좌우로 굽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골퍼들은 이를 두고 흔히 ''훅 라인'' ''슬라이스 라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슬라이스라인 때는 볼을 평소보다 왼발쪽에,훅라인 때는 오른발쪽에 두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나는 이같은 볼위치가 확률상 근거가 없다고 본다.

오히려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요인이 될 뿐이다.

또한 급한 내리막퍼팅에서는 볼의 윗부분을,중·장거리 퍼팅에서는 볼의 중심이나 그 아래를 스트로크해주면 효과적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

그러나 이것도 크게 믿을 것은 못된다.

타수와의 상관관계가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에도 말했지만 퍼팅은 자신감이 최고덕목이다.

급한 내리막 라이는 프로들도 어려워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본대로 자신있게 스트로크한 뒤 안 들어가면 리턴퍼팅을 하면 된다.

그것이 자신없게 쳐 홀인도 안되고 덤터기로 아쉬움까지 남기는 스트로크보다 훨씬 낫다.

최상호 /남서울CC 헤드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