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강의 벽은 역시 높았다.그러나 박찬호 박세리에 이은 또 하나의 영웅(hero)이 떠오르고 있다''

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US오픈테니스대회 16강전에서 세계랭킹 1백82위 이형택(24.삼성증권)이 4번시드 피트 샘프라스(미국)에게 패한 뒤 현지 언론들이 전한 내용이다.

한국 남자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대회에서 16강에 진출한 이형택은 현지 교민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13차례나 메이저급 대회에서 우승한 샘프라스를 상대로 선전했으나 0대 3(6-7<4-7>,2-6,4-6)으로 패했다.

이형택은 이날 뉴욕 플러싱메도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4회전 1세트에서 접전을 벌였으나 타이브레이크에서 4대 7로 져 첫세트를 6대 7로 빼앗겼다.

이형택은 힘이 빠진 듯 비로 중단된 지 2시간여 만에 속개된 2세트를 2대 6으로 쉽게 내주고 말았다.

이형택은 3세트 들어 패싱샷과 스트로크가 살아나 게임스코어 4대 4까지 팽팽한 접전을 벌였으나 샘프라스의 저돌적인 공격에 2게임을 내리 허용,8강 진출이 좌절됐다.

게임이 끝난 뒤 AP통신이 ''이형택의 그랜드슬램모험 끝나다''라는 제목으로 타전한 것을 비롯 주요 언론들이 이형택의 아쉬운 패배를 샘프라스의 승리와 거의 같은 비중으로 보도,무명의 강원도 횡성출신 청년이 당당히 세계적인 선수대열에 섰음을 알렸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