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씨가 어느날 아내와 함께 골프장엘 나갔다.

부부동반 라운드.

그날 J씨는 ''봉사''하기로 작정했다.

아내가 비기너인 만큼 ''내 골프는 제쳐 두고'' 아내 골프만 돌봐주기로 한 것.

J씨는 대충 티샷한 후 레이디 티의 아내에게로 달려가 이것 저것 가르쳐 준다.

또 대충 세컨드샷을 하고 나서 ''필드하키''하듯 하는 아내에게 달려가 레슨을 하는 식.

당연히 J씨는 무척이나 바쁘게 뛰어 다녔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부부동반 라운드 얘기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핵심은 J씨 자신의 골프였다.

그날 J씨 자신은 41타의 9홀 베스트 스코어를 냈다.

"어떻게 된 것이 나도 모르게 티샷은 페어웨이에 착착 떨어졌고 세컨드샷도 점잖게 파온이 돼 있더라고.오늘은 내 골프 전혀 신경 쓰지 않고,쓸 수도 없다고 생각하며 그냥 툭툭 쳤는데…"

그러나 9홀이 끝난 후 J씨의 베스트스코어에 열받은 친구가 ''한 판 붙을 것''을 제안했다.

고무된 J씨가 ''No''할 리 없다.

"그래,아내 골프 돌보면서도 베스트스코어를 냈는데 실제 게임에 집중하면 너쯤이야"

그러나 예상대로 J씨는 박살이 났다.

J씨는 후반에 전반보다 15타 더 치며 9홀 내내 헤맸다.

''내 골프 신경 안쓴다''고 칠 땐 기차게 됐는데 정작 정성들여 치니 스코어가 엉망!

위와 같은 스토리는 숱하게 많을 것이다.

아무 내기 없이 칠 때는 기차게 되다가도 어느 홀에선가 ''단돈 천원짜리''라도 시작되면 그 다음부터 토핑이나 뒤땅이 줄을 잇는 골프! 똑같은 사람이 똑같은 스윙으로 볼을 치는데도 왜 그같은 현상이 일어날까.

해답은 역시 ''스윙에 미치는 마인드의 영향''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사람의 본능은 ''안되는 쪽''보다는 ''잘 되는 쪽''으로 발휘된다.

J씨가 전반과 같이 스코어를 포기하면 아무런 두려움이 없다.

두려움이 없으면 본능적으로 자신의 스윙을 마음 편히 구사하게 된다.

마음 편히 구사하는 스윙은 우선 스윙 템포가 좋다.

템포가 좋은 스윙은 굿샷을 낳게 마련.

여기에 꺼리낄 것이 없는 만큼 백스윙도 끝까지 다해주며 궤도상의 어긋남을 방지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 마음 편한 경지,두려움 없는 경지''가 주말 골프의 전부.

그 경지를 한번이라도 더 만드는 자가 주말 필드의 승리자일 것이다.

김흥구 객원전문위원 골프스카이닷컴 대표 hksky@golfsk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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