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도 어김 없이 따가운 햇살 아래에서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땀띠가 다 났더군요.

작년엔 그렇게 일해도 땀띠가 안났는데….

누구는 그것을 ''풀독''이라고 하는데 알길이 없습니다.

힘든 손님들과 라운드를 했습니다.

네 분중 한 분은 골프카도 끌어주시고 클럽도 알아서 가져가시고 매너가 만점이었습니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50%도 안되는 세 분은 라운드 내내 클럽조차 가져갈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리 저리 뛰어다니고 골프카 끄느라고 너무 힘이 들었는데 세 분은 "야! 우드3번 가져와" "야! 뭐해,클럽 안갖다주고?" "난 8번하고 9번"

캐디의 눈에 눈물이 핑 돕니다.

''셀프''를 잘하시는 손님 한 분은 다른 분들보다 낮은 위치인지 격려만 합니다.

"언니야, 힘들지.조금 힘들거야.힘내"

그 말이 정말 든든하지만 체력이 달리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한 분은 벙커샷을 하신 뒤 그냥 나오시길래,"사장님,죄송하지만 벙커정리 좀 부탁드립니다"라고 하자 "뭐? 저걸 내가 왜 해? 네가 할일이지.웃기는 아이네!"

그 손님은 기분이 많이 상하셨는지 끊임 없이 잔소리를 하셨습니다.

많이 참으려 했지만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손님들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모자를 꾹 눌러쓴 채 더러운 볼타월로 눈물을 꾹꾹 훔쳤습니다.

그린에서 퍼터를 드린 뒤 볼을 닦고 다른 볼을 닦으러 갔습니다.

그 손님이 또 한마디 했습니다.

"야! 왜 볼 라이(퍼팅라인) 안 봐.라이 봐 줘야지"

눈물 때문에 볼의 글자가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손님들은 아시나요.

캐디들이 눈물을 찍어가면서 일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볼을 닦은 타월에 캐디의 눈물이 스며들었다는 걸요.

가끔 라운드를 끝내고 사무실로 들어가면 구석자리에서 훌쩍거리는 언니들을 자주 봅니다.

이유야 어쨌건 그 모습이 자화상처럼 느껴져 가슴이 아픕니다.

그런 반면 어떤 때는 손님 자랑을 열심히 하는 언니들이 있습니다.

이유를 물어보지 않더라도 그 언니가 부럽고 그 손님이 부러운 게 우리 캐디들 마음이랍니다.

일동레이크GC 윤미란 www.iwatchgol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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