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의 약 80%는 귀에서 온다.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귓속 전정기관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가장 많다.

그동안 전정기관의 이상으로 오는 어지럼증은 약물이나 수술요법으로 치료해 왔으나 효과가 일시적이거나 부작용의 위험이 적지않았다.

약물요법은 멀미약(항구토제)이나 신경안정제가 주로 처방된다.

효과가 빠르고 좋지만 금세 재발하기 쉽다.

수술은 두개골을 깨고 들어가 귀 뒤쪽 뇌간에 있는 청신경이나 전정신경을 절단하는 방법을 쓴다.

어지럼증은 상당히 줄일 수 있으나 평형감각이 더 손실될 수 있고 뇌막염이나 다른 신경에 장애를 끼치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

증상이 극심한 경우에 한해 매우 제한적으로 시술된다.

전영명 아주대 교수는 어지럼증에 재활치료를 도입해 기존 치료로 거둘 수 없는 효과를 얻고 있다.

지난 98년 8월부터 1년간 1백여명 환자를 대상으로 재활치료를 실시한 결과 환자의 80% 이상에서 어지러운 증상이 현저하게 호전됐다.

기존 방법보다 치료효과가 나타나는 시기도 1개월 가량 빨랐다.

재활치료의 원리는 비록 전정신경의 기능에 이상이 있다 하더라도 귀와 눈,소뇌의 운동중추,체성운동감각,머리주위 근육의 운동신경 기능 등을 최대한 되살려 보상시킴으로써 인체 움직임에 대한 평형감각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활치료의 1단계는 전정 적응 강화운동이다.

예컨대 글자에 초점을 맞춘 상태에서 고개만 좌우로 천천히 돌리는 연습을 한다.

2단계는 보행 강화운동으로 1단계 동작을 천천히 걸어가면서 실시한다.

3단계는 주시안정 강화운동으로 목표물을 두 개 이상 놓고 하나만 계속 주시하면서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훈련이다.

전 교수는 "전정기능의 기능저하 정도에 따라 초기단계에서는 1∼2단계만 할 수 있고 중증이면 3단계까지 실시하게 된다"며 "8∼12주 정도 치료프로그램을 실천하면 증상이 호전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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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