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기를 40~60세로 규정하면 그동안 닦아 놓은 인생 여정을 최선의 결과로 응집시키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해야 할 시기이다.

뿐만 아니라 자녀교육과 노후설계에도 신경써야 해 스트레스 강도가 가장 높아지는 시기이다.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간질환 암 등 성인병도 찾아와 열에 둘셋은 한번쯤 건강문제로 고비를 겪는다.

그런만큼 중년기에는 정기적인 건강체크는 물론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질병없는 건강한 삶을 누릴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 성인병 검진의 필요성 =영어로 된 "성인병"을 한글로 직역하면 "노인병" "만성병"이 된다.

일본에선 어감이 좋지 않아 "성인병"으로 부른다.

한국은 일본식 용어를 빌려쓰고 있다.

성인병은 만성 퇴행성 질환이라는 점에서 골절이나 외상과 다르다.

병의 원인이 수년간에 걸쳐 누적돼 증상을 유발한다.

치유될 때도 서서히 좋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성인병은 주로 30대 후반부터 증후를 보이기 시작하는데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위험과 증상의 정도가 높아진다.

국내 성인의 성인병 발병률은 10~12%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인식의 전환없이 성인병을 방치하다가는 10년이내에 18~20%대로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성인병의 예방법은 많이 연구돼 있다.

발생요인을 하나씩 제거하다 보면 심신이 건강해져 삶의 질이 높아지고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질수 있다.

예방의학의 질병예방은 <>위험인자를 미리 제거해 질병 발생을 줄이는 1차예방 <>질병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2차예방 <>질병 치료후 재활치료 등을 통해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3차예방이 있다.

1차예방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복잡하고 바쁜 현대인의 생활여건은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따라서 직장 또는 지역의료보험조합에서는 조기진단 및 치료를 하는 2차예방적 성격의 성인병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 일반건강검진과 종합건강검진의 차이 =보통 사람들은 의료보험조합에서 1~2년에 한번씩 실시하는 건강검진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검사항목이 많지 않아 해봐야 얻을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일반검진의 검사항목을 살펴보면 우선 키와 몸무게를 측정해 비만여부를 가릴 수 있다.

비만은 모든 성인병의 근원이 된다.

혈압을 측정해 고혈압으로 판명되면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신부전 녹내장 등의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은 고통을 주는 증상이 별로 없어 관리를 소홀히 하기 쉽다.

운동.식사요법을 하지 않는다든지, 혈압약을 의사와 상의없이 중도에 끊어버리면 수년후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또 소변과 혈액검사를 통해 간 염증지수,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의 혈중농도, 혈당 요단백 혈뇨 잠혈(대변 속에 보이지 않는 피톨) 등을 검사함으로써 간염 신부전 심장병 소화기질환 당뇨병 고지혈증 빈혈 등에 걸렸는지를 알수 있다.

흉부 X선촬영을 통해서는 폐렴 폐결핵 등에 걸렸는지 확인해 볼수 있다.

일반검진은 다양하고 정밀한 검사는 아니지만 가장 흔한 질병을 총괄적으로 점검, 조기발견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종합건강검진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자신의 건강을 확인하기 위해 또는 불편한 증상을 세밀한 검사를 통해 어떤 병인지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다.

그러나 종합검진은 비보험인데가 과잉진료의 성격이 짙은 것이 사실이다.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 고가장비를 이용해 모든 이에게 뇌심혈관질환 여부를 진단하는 것은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또 암은 수십년 동안 잠복하다 특정요인에 의해 발병하는데 확진율이 30~50% 안팎에 불과한 암표지자 검사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 유방암 등의 검진이 필요하다.

나머지 암은 별다른 의미가 없는데도 표지자 검사가 횡행하고 있다.

보다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종합검진을 위해서는 다양한 항목을 환자가 선택할수 있는 풍토가 마련돼야 한다.

또 환자들도 1차 진료기관에 들러 문제가 생긴 곳을 정밀 검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