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뼘도 안 되는 것이 삶을 희롱하기로는 두뇌에 버금갈 정도의 무골육봉(無骨肉棒).

오묘하고도 반항적인 이 남성의 표상은 고깔모자를 덮어쓰고 있는데.그 모양을 본 따 거북이머리(귀두: 龜頭)라고 이름했다.

참 흥미롭게도 하다.

왜 그 놈은 버섯이나 삿갓을 빼닮은 모자를 쓰고 있을까.

인류학자인 R. 베이커와 M. 밸리스는 이에 대해 그럴 듯한 이론을 제시했다.

남성의 성기는 "뽑아내기" 위해 그렇게 생겨먹었다는 것이다.

뭘 뽑아낼까?

바로 앞서 거쳐간 경쟁자의 정액을 말한다.

지금이야 1부1처제가 표준화된 결혼제도로 정착된 지 오래지만 인간이 털가죽 두르고 살던 원시시대에는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원시 사회에서 여성은 "공동 소유"의 대상이었다.

물론 씨족 사회가 출현하기 이전, 그야말로 두 발로 서 있다는 것 빼고는 현대의 인간과 유사한 점이 거의 없는 원인 시절을 말한다.

무릇 모든 생명체의 종족보존 욕구는 본능이며 어떤 동물이든 자기 자손을 남기려는 의지는 악착같은 것이다.

사마귀와 같은 곤충은 제 스스로 암컷에게 잡혀 먹히면서도 한 번의 섹스에 육신을 내던진다.

번식을 위한 경쟁은 적자생존의 원칙 그 자체다.

결국 강한 개체의 유전자가 다음 세대에 전해지기 때문이다.

원인 시절 인간의 섹스도 이 범주에서 벗어날 리 없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방향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려는 경쟁 무기를 발달시키게 된 것이다.

우선 육체적인 능력 면에서는 강한 근력,끈질긴 지구력이 경쟁의 무기가 됐다.

그러한 능력이 인간끼리의 전쟁이나 사냥 같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 소인이었기 때문이다.

이때 사냥은 제 스스로의 포만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여성을 유혹하는 먹이 감을 구한다는 의미도 컸다.

그래서 어깨가 떡 벌어지고 강인한 근육을 소유한 인간만이 2세를 남겼을까?

과연 그랬다면 인간은 지금껏 들소 떼나 쫓아다니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인간은 이미 이때부터 "머리"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건장한 원시인이 사냥을 나간 사이,맹수 사냥은 엄두도 못내는 나약한(하지만 머리는 비상한) 원시인은 과일이나 물고기 등 "별식(?)"으로 여성을 유혹했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 저녁이 되면 여성은 사냥감을 들고 돌아온 건장한 원시인의 차지였을 게다.

자,이쯤 되면 근육이나 두뇌 말고 다른 경쟁 무기가 필요해진다.

그리하여 발달한 것이 거대하고도 고깔 모양인 귀두, 즉 석션 피스톤(Suction Piston)이다.

여성의 질 벽에 밀착해 성기를 빼내면서 발생하는 강력한 음압으로 앞서 발사된 정액을 뽑아낸다는 작전이다.

일견 그럴 듯해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하나의 재미있는 가설에 불과하다.

그러나 단 하나 분명한 점은 몸체의 크기에 비해 유달리 커다란 인간의 성기와 독특한 그 모양은 현대 인류의 진화에 어떻게든 작용했을 필연적인 이유때문이라는 것이다.

< 정정만 준 남성크리닉 원장 jun@snec.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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