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타면 견마 잡히고 싶어한다"는 속담이 있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또 누우면 엎어지고 싶다는 말도 있다.

요즘 영화판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언제부턴가 강렬한 섹스가 스크린을 장식하더니 요즘은 아예 한 걸음 더 나가 이상성욕까지 곧잘 다뤄진다.

엊그제 개봉된 키스드란 영화.

죽은 새에 매료되는 여주인공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면서 그녀가 네크로필리아(Necrophilia)에 빠져든 배경을 설명한다.

장의사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녀의 내부에서는 어릴 적 욕망이 다시 꿈틀거린다.

애인과의 섹스에서도 허전함을 느낀 그녀는 결국 시체실로 달려가 어느 시신과 섹스를 나누며 환희에 빠진다.

정신의학용어인 네크로필리아는 변태성욕중에서도 시체와 섹스를 하는 시간(屍姦) 또는 사체애(死體愛)를 말한다.

어디 외국영화 뿐인가.

심의 때부터 말이 많았다가 결국 어느 정도의 가위질 끝에 이달 말에 개봉된다는 "사슬"에서도 네크로필리아가 등장한다고 한다.

지난해 영화 "거짓말"에서는 가학 피학 음란증이 주요한 소재로 등장하더니 채 1년도 안돼 네크로필리아까지 발전한 것.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섹스만 가지고서는 성에 차지 않아 변태의 성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적 관점으로 본다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점점 심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복고의 물결을 타는 것일수도 있다.

변태는 이미 구약 성경 창세기에서 찾아 볼 수 있을 만큼 오래된 섹스문화의 한 유형이다.

퇴폐가 극치에 이르렀던 환락의 도시 소돔과 고모라.

그때 가장 유행(?)했던 섹스 행각이 남색(男色)과 수간(獸姦)이었던 듯 오늘날까지도 소도미(Sodomy)하면 남자 동성애자의 항문성교 또는 수간을 가리킨다.

소도미는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존해하고 있다.

수간은 여전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극도의 변태로 인식되고 있지만 항문에 대해서는 약간 누그러진 것이 사실이다.

항문이 매우 민감한 성감대라는 점을 들어 정상적인 성행위의 보조 수단으로써 항문을 자극하는 정도는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최근의 섹스 전문가들의 견해다.

준남성크리닉 원장 jun@sne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