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연예인치고 성형수술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루머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아닌게 아니라 요즘 젊은 사람들은 성형수술받은 사실을 당당히 밝히기도 한다.

성형수술은 원래 선천적 또는 후천적인 신체기능 장애를 개선하기 위한 의술이지만 지금은 미용성형이란 개념이 보다 강해졌다.

비뇨기과 수술도 이같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27세의 젊은 남자가 너무 작은 성기를 확대하기 위해 찾아 왔다.

하지만 속옷에 감춰진 그것은 지극히 표준 사이즈였다.

자세한 문진 끝에 내린 결론은 "물건은 정상인데 그 물건을 보는 눈이 잘못된 것"이다.

사연인즉 여자 친구와 방중술을 실습한지 어언 두어달.

자신의 판단으론 여자 친구가 도통 오르가슴과는 동떨어진 것 같다는 것이다.

자신의 왜소한 물건이 사랑하는 여자에게 섹스의 쾌미(快味)를 줄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포르노가 가져다주는 역기능 중에는 왜곡된 섹스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부작용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성에 무지한 어린 나이에 접했을수록 그런 경향이 짙어진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남자의 경우 성기가 커야 여자가 좋아한다는 대물 신드롬, 여자의 경우 섹스할 때 오르가슴을 느껴야 한다는 만족강박관념 등이다.

이 청년도 그런 케이스였고 자신의 성적 만족은 예외로 치더라도 일종의 의무감 때문에 마지못해 응대해 주는 파트너에게 죄책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결국 상대 여성을 위해 성기 확대를 결심했다는 것.

문제는 그의 결심이 너무 단호하다는 사실이다.

그와 대화를 나눈 끝에 우선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보라고 충고했다.

성기확대 수술을 바라는 환자 대부분은 간단한 상담으로 왜소 컴플렉스를 벗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집착이 강한 환자는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후 청년은 다시 찾아왔다.

꼭 수술을 받아야겠다는 것이다.

성기 크기에 대한 집착이 극도로 강해 정신과적 치료에 대한 저항감이 있고 검증된 수술을 거부하면 유해성을 내포한 상해성 수술까지도 받을 수 있다는 정신과 의사의 의견을 수용, 성기 확대술을 결정했다.

한 시간 여에 걸친 수술이 끝나고 엉거주춤한 발걸음으로 병원 문을 나서는 청년.

하지만 표정만은 환한 얼굴이었다.

선천적인 기형 등 기능적 개선을 위한 경우를 제외하고 성기확대 수술이 정신적 치료의 한 방편일 수도 있음을 다시 깨닫게 해준 사례다.

준남성크리닉 원장 jun@sne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