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참 캐디때 저는 자칭 타칭 "그린 위의 캔디"처럼 좌충우돌,천방지축이었답니다.

꽃 피고 새 우는 어느 화창한 날.

저는 신참교육을 마치고 드디어 첫 라운드를 하게 됐답니다.

(손님들은 그날을 "머리 얹으러 온다"고들 하더군요)

왠지 초조하고 긴장되고 소변은 왜 그리 자주 마려운지...

그 마음 다들 아시죠?

어쨌든 그렇게 역사적인(?) 첫 라운드는 시작됐는데...

"손님 잘 부탁드립니다"

"신참 언닌가봐? 나도 비기너니까 내 볼좀 잘 봐줘요".

인사를 마치고 손님이 티샷을 하는 순간 저는 배운대로 목청이 터져라 "굿 샷!"을 외쳤죠.

앗! 그런데 볼은 OB.

"웬 굿샷? 언니,볼이나 찾아오지 그래?"라고 손님의 핀잔만 들었습니다.

우여곡절끝에 그린 위에 도착했습니다.

열심히 볼을 닦고 핀을 뽑으려는 순간,손님이 "언니 "라이"가 어떻게 되지?"라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네,올해 꽃다운 스물입니다"라고 대답했는데 손님이 포복절도를 하면서 웃는 거에요.

가만히 생각하니까 퍼팅라인을 봐달라는 소리를 내 나이 묻는 것으로 잘못 알아듣고...

실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죠.

시퍼런 해저드가 눈앞에 펼쳐지고 왼쪽으로 도그레그된 핸디캡 1번홀에 다다랐을때 저는 홀에 대해 열심히 설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난뒤 물었죠.

"손님,몇번 드릴까요"라고 하니까 "응,스푼 줘"라고 하길래 "저 숟가락은 없는데요"라고 했다가 또 망신을 당했지요.

마지막홀에 다다랐더니 "어라?" 갑자기 바람이 불더군요.

그러자 손님은 뭔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TV에서 많이 본 모습으로 잔디를 뜯어 바람에 날려 보더니 "언니,앞바람이지?"하고 묻더라구요.

나는 실수를 만회할 찬스라고 생각하고 "네,앞바람입니다. 손님 바람을 좀 감안하셔야 겠는데요".

손님 왈,"음,그렇지.그럼 내 백에서 바람막이 좀 꺼내줄래요?"

신참이라고 이제 놀리기까지 하더라구요.

하여간 18홀을 어떻게 돌았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첫 라운드였답니다.

<랭스아이(www.lancei.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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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이 글은 현직 캐디가 쓰는 것으로 매주 월요일자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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