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득수 < 기라정보통신 대표이사 >

"사업자금 대출좀 받으러 왔습니다"

"골프칩니까"

"안칩니다"

"골프도 안배우고 사업은 무슨 사업이요"

기라정보통신 강득수대표이사(회장)는 처음 사업을 하면서 골프도 함께 시작했다.

당시 테니스에 몰두해있어 골프는 "안중에도 없었던" 그는 거래은행 지점장의 말을 듣자마자 연습장으로 달려갔다.

강회장은 다음주 월요일부터 나오라는 레슨코치의 말을 듣는둥마는둥하고 라커룸에 널려있던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은뒤 그 자리에서 골프에 입문했다.

그렇게 "단번에 쇠뿔을 뽑은" 강회장은 두달동안 레슨을 받았고 그후 4개월,총 6개월동안 매일 아침 6~7시에 연습장에 들러 골프에 몰입했다.

구력 14년중 본격연습은 그것이 전부였다.

강회장은 입문한지 얼마 되지않아 그 지점장과 라운드할 기회가 두번 있었다.

입문 5주째 "머리얹는 날" 강회장은 1백25타,지점장은 98타를 쳤다.

한달후 다시 나갔다.

그때 스코어는 강회장이 96타,지점장이 1백3타였다.

몸둘바를 모른 강회장은 "죄송합니다"만 연발했다고 한다.

테니스 역기 태권도등의 운동을 거친 강회장은 입문 14개월째 프라자CC 타이거코스에서 78타를 치며 첫 "싱글핸디캡"에 진입한다.

장타자인 그는 아마추어골퍼들의 염원인 언더파도 쳐보았고 알바트로스(파보다 3타 적게 치는 것)도 기록했다.

알바트로스는 지난 3월1일 서서울CC 18번홀(파4.3백17m)에서 나왔다.

드라이버샷이 곧바로 홀속으로 들어갔으니 그것은 생애 첫 홀인원이기도 했다.

"골프나 인생이나 사업이나 욕심을 부리면 안됩니다.

이기려고 하면 오히려 스코어가 나빠집니다.

"편하게 치자" "조금만 보내자" "천천히 치자"고 마음을 먹으면 여유가 생깁니다.

그 대신 스윙은 신중히 합니다.

그 한타가 전부라는 생각을 갖고 말입니다.

물론 규칙도 철저히 지킵니다.

요컨대 요령부리지 않고 열심히 플레이하는 것이 최선의 길입니다"

그런 지론을 갖고 있기에 강회장은 "싱글"핸디캐퍼가 되려는 골퍼들에게도 "점수를 의식하지 말고 보기플레이만 한다고 생각하고 임하면 목적을 달성할수 있다"고 조언한다.

강회장이 한자릿수 핸디캡을 유지하는데는 그만이 지니고 있는 독특함도 큰 몫을 한다.

그는 "메모광"이다.

수첩에는 깨알같은 글씨로 일정 약속 메모등이 적혀있다.

그는 "코스에 나가서 홀모양 그린구조 공략방향등을 적어두고 나중에 또갈때 이용하면 몇타는 금세 줄일수 있다"고 강조한다.

강회장은 또 캐디말을 안 듣는다.

"골프는 어디까지나 골퍼 스스로의 싸움"이라는 것이 그 이유.

사업때문에 골프에 입문하고 14년동안 웬만한 진기록은 두루 섭렵해본 강회장.

그는 은퇴후 직업도 골프관련업(지도자)을 생각할 정도로 "골프의 마력"을 존중하는 사람중 하나다.

<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