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한번씩 찾아오는 월경은 임신이 가능하다는 젊음의 상징이다.

여성들은 생리기간이 아닌 때에 출혈하는 부정기적 월경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극 치료에 임한다.

그러나 출혈량이 적정량을 넘어서는 과다월경은 그럴수도 있는 것으로 여기고 참고 지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때문에 심한 출혈로 인한 빈혈 어지럼증 만성피로 숨가쁨 등의 증상을 느끼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는 여성이 적잖다.

허준용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월경과다 환자를 입원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을 도입했다.

허 교수팀은 지난 99년 6월부터 월경과다로 인해 빈혈 증상이 심한 환자 8명에게 "자궁 열풍선 치료법"을 실시했다.

환자들이 사용한 생리용 패드의 갯수와 크기를 감안해 환자의 출혈량을 측정한 결과 수술로 모든 환자의 출혈량이 75~80%가량 줄었다.

이 치료법은 자궁근종 자궁내막증식증 같은 특별한 질환없이 단지 월경의 양이 과도하게 많은 환자에게 적용할수 있다.

질을 통해 길이 16cm, 지름 4.5mm의 카데터(도관)를 삽입한다.

자궁내막에서 카데터 끝의 풍선을 확장시켜 자궁내막을 1백60~1백80mmHg의 압력으로 압박하면서 약 8분간 87도의 생리식염수를 풍선안으로 주입한다.

이 뜨거운 물의 열에 의해 두터운 자궁내막이 얇아지면 출혈량이 줄게 된다.

국소마취 후 시술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내에 수술을 끝낼수 있고 부작용도 없다.

월경과다는 가임여성의 20% 이상에서 나타나는 흔한 질환이다.

여성들은 보통 한번의 월경주기동안 43cc의 출혈량을 보이는데 80cc 이상이면 월경과다다.

이는 주로 자궁내막이 두껍거나 체내 염증유발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이 지나칠때 발생한다.

또는 여성의 내분비계 교란으로 각종 성호르몬이 불규칙할때 나탄다.

월경 첫날 출혈량이 가장 많았다 이후 점점 출혈량이 감소하는게 정상이지만 월경과다 환자들은 첫째날보다 둘째날에 출혈량이 많고 마지막날 출혈량이 상승한다.

주로 폐경기전의 50대 중년 여성에게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과다월경에는 생리주기를 교정하기 위해 성호르몬을 투여하거나 비(非)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로 염증부위를 가라앉히는 약물치료를 해왔다.

그러나 효과가 일시적이었고 재발이 잦았다.

심하면 자궁을 아예 떼내거나, 자궁내막을 열로 태우거나 메스로 걷어내 얇게 만들어 출혈량을 줄였다.

이런 수술은 모두 전신마취를 해야 하고 후자의 경우 자궁내막에 염증이 생길 경우 후유증이 커져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

허 교수는 "비교적 간단한 시술이지만 치료효과가 커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자궁내막을 얇게 만드는 수술이기 때문에 임신을 원하는 여성들에겐 권할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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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