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고관과 여성 로비스트간의 스캔들에 이어 시민단체의 한 간부와 산업연구원 책임자가 성추문에 휘말려 입 방아질이 거세다.

자고로 섹스 스캔들에 관한 소문은 전파 속도가 엄청나다.

알맹이에 군더더기가 붙어 계속 부풀려지면서 널리 회자되는 법이다.

오리발 내밀기식 발빼기에 익숙해진 고관들의 정형화된 행태와는 달리 여성 무기 로비스트에게 2회에 걸쳐 무기를 사용했다고 실토한 순진하고 어리석은 이 남자.

물론 기자들의 유도 질문에 넘어간 실수라고 해도 과거 유사한 사건의 주인공에 비해 그 천진함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여성 당사자는 결코 문을 열어 준 적이 없단다.

남녀간 접촉사고란 구체적 사고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면 정황을 판단하여 추측하는 게 고작이다.

항상 그놈의 말썽꾸러기가 문제다.

놈은 의지나 이성을 쉽게 벗어나 제멋대로 행동하기 일쑤고 예측할 수 없는 변덕과 아집으로 남자를 깊은 함정에 빠뜨리기도 한다.

따지고 보면 성희롱이나 추행,성폭행이라는 것도 그놈의 부추김 때문이다.

남녀 사이에 벌어진 모든 접촉사고는 죄다 놈의 경거망동에서 비롯된 것.

놈이 저지른 일 때문에 남자들은 뒤늦게 죄없는 가슴만 치고 후회한다.

자고로 남자에겐 입 연필 그놈 "세 가지"를 조심하라는 경구가 있다.

입을 함부로 놀려 옥고를 치른 사람도 있고 글발을 잘 못 날려 고생한 사람도 있다.

설화 필화 족화로 패가망신한 남자들이 한둘이 아닌 걸 보면 정말이지 선인들의 혜안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하지만 남녀간 살갗놀이 사고를 모조리 놈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은 지나치다는 동정론도 있다.

놈이 어차피 지니고 있는 천성의 약점을 이용하는 여성들도 그 일단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야한 옷차림이나 자극적인 언행이 무념무상에 빠져 평화롭게 누워있는 놈을 벌떡 일으켜 세워 괜히 핏대를 돋궈 부질없는 공격욕을 부채질하기 때문이다.

놈은 그렇게 만들어졌고 또 그것이 바로 피할 수 없는 수컷의 속성이다.

성폭행 성희롱 성추행 등이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지금,법률적으론 어차피 가해자일 수밖에 없는 달린 사내들은 그놈 단속에 배전의 주의를 집중해야할 것 같다.

하지만 단속으로 고분고분할 놈이 아니라는데 심각성이 있다.

지난해 제.개정된 "남녀 고용 평등법"과 "남녀 차별 금지법"은 성희롱을 "업무와 관련해 성적 언어나 행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등을 조건으로 고용상 불이익을 주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노동부는 이 법을 근거로 <>음란한 농담이나 언사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 <>회식 야유회 자리에서 옆에 앉히거나 술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행위 등을 성희롱으로 간주하는 "성희롱 행위 예시집"을 마련한 바 있다.

"음란한 눈빛"을 성희롱 행위에 포함시키느냐 마느냐를 두고 논란을 벌린 끝에 천만다행히도 제외된 것이다.

선량한 젊은이(남성)들아.

특정 여성에 대한 관심을 전달할 때는 여성의 눈치를 살피며 음란한 눈빛만으로 표현하라.

여성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자연스러운 표현도 자칫하면 성희롱으로 몰릴 수 있으니까 말이다.

묵시적으로 동조하는 분위기라도 마음을 놓지 말라.

법망의 손잡이는 여성만이 쥐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 정정만 준 남성클리닉 원장 jun@snec.com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