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전 미국으로 겨울훈련을 온 한국프로골퍼와 라운드를 마치고 볼에 대해 얘기를 하다 놀란 적이 있다.

그 프로는 그때까지만 해도 "와운드"(wound)볼에 대한 개념을 잘 모르고 있었고 이 볼을 쓸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미국 프로골퍼(여자 포함)들은 아예 투피스볼은 사용하지 않는다.

물론 당시에는 한국에서 와운드볼이 생산되지 않았고 프로골퍼 대부분이 스폰서계약에 의해 볼을 지급받아 사용하는 것이 상례여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나 프로가 그 정도도 모른다는데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최근 우리도 와운드볼을 생산하게 되면서 이를 사용하는 프로들이 많아졌다.

프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거리보다는 자신이 의도한 지점에 볼을 갖다놓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면에서 와운드볼이 투피스볼보다 컨트롤이 월등히 쉽다.

볼의 종류는 몇 백가지가 넘으나 크게 두가지로 나눠진다.

바로 투피스볼과 와운드볼이다.

볼을 반으로 잘라 보면 투피스는 두가지 물질,와운드볼은 세가지 물질로 만들어져 있다.

와운드볼을 그래서 "스리피스볼"이라고도 한다.

투피스볼은 대부분 볼크기 정도의 코어가 중심부에 있고 그 표면을 얇은 설린이나 합성수지를 입힌 것이다.

와운드볼은 중심부에 조그만 고무코어 또는 액체가 든 고무볼이 있고 그 표면을 고무줄로 감아 거의 볼크기까지 만들어 다시 설린(surlyn)이나 발라타(balata)를 씌운 것이다.

와운드볼은 투피스볼보다 회전이 빠르기 때문에 탄도가 높다.

그로인해 비거리가 조금 긴 대신 지면에 떨어진 후에는 백스핀때문에 런이 거의 없다.

잘못 치면 찢어지기 쉽고 가격이 비싸다.

그래서 "감"과 스핀을 선호하는 로핸디캐퍼나 프로들이 많이 사용한다.

투피스볼은 와운드볼보다 회전이 느려 탄도가 낮고 비거리가 약간 짧다.

그러나 지면에 떨어진 후에는 많이 구르므로 전체거리는 와운드볼보다 길다.

또 표면이 견고하기 때문에 잘못 쳐도 볼의 표면에 손상이 없어 경제적이다.

스핀이 느리기 때문에 사이드스핀 또한 덜먹는다.

이는 아주 심한 훅이나 슬라이스가 덜 난다는 의미와 같아 많은 아마추어들이 이 볼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진타인이나 라티움등을 표면에 씌운 신물질의 개발이 이어져 와운드볼과 같은 예민함을 갖추었으면서도 투피스볼과 같이 튼튼한 제품도 있다.

또한 표면이 발라타에 비해 약간 딱딱하지만 부드러운 감을 느끼게 하는 합성수지를 사용한 와운드볼도 여러가지 형태로 나와있다.

볼의 잘못된 선택은 거리와 정확도를 잃게 할수 있다.

볼은 또 코스상황이나 사용클럽 날씨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잘 골라써야 한다.

[ 손영준 전 미국PGA 티칭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