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돈만 있으면 처녀 불알도 살 수 있다더니. 과연 세상엔 못 파는게 없나보다.

난자를 경매하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생겼다.

외국에선 정자 난자를 사고 파는 일이 그리 놀라운 뉴스가 되지 않지만 우리에게는 아직도 낯선 행위다.

게다가 새로 생긴 이 홈페이지는 단순한 정찰제 판매가 아니라 경매라는 방법을 동원한 데다 e메일로 구입 희망자뿐 아니라 판매 희망자를 접수받고 있으니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그쪽 나름대로 기준이 있겠지만 한번 들여다봤더니 가관이다.

난자는 1천달러 단위로 호가할 수 있는데 판매자에 따라 시작가격이 최하 1만5천달러부터 높게는 15만달러에 이른다.

한 여자는 난자만 제공할 때는 5만달러부터지만 출산 때까지 대리모를 할때는 30만달러부터라고 씌어 있다.

나이 키 체중 국적 종교 학력 직업 등의 신상명세가 자기소개서와 함께 나타난다.

자신이 난자를 판매하는 까닭도 부연해 놓았다.

대학을 마치기 위해, 미국 가서 살고 싶어서, 남을 돕고 싶어서 등등 사연도 많다.

난자만 파느냐.

당연히 정자도 판다.

비즈니즈맨이자 모델이라는 한 남자의 정자 입찰가격은 1만5천달러부터.

건강한 이성애자(異性愛者)이며 키, 눈동자와 머리카락의 색깔, 전처와 아이들은 없다는 점까지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모두들 미남미녀다.

실제로 정자 난자를 필요로 하는 불임부부들은 이왕이면 젊고 건강하고 잘생긴 사람 것을 구하는게 낫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더구나 요즘처럼 학자 예술가 정치가 등 정신적인 매력보다는 모델 가수 배우 등 육체적인 매력에 더 후한 점수를 주는 세상에서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사이트를 볼 때마다 불임의 고통을 이용해 돈을 벌겠다는 얄팍한 장삿속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하필이면 경매라는 경쟁구매 방식을 택한 것도 씁쓸하다.

특히 남성의 정자는 건강한 가용 정자만 헤아리더라도 그 수효가 충분할텐데 말이다.

아무튼 의학 기술의 진보로 불임 부부라 해도 어느 한쪽이 건강하면 적어도 절반의 피를 가진 후손을 낳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불임으로 판정받은 무정자증 남성중 일부는 미숙 정자인 정원세포를 채취해 아내의 난자와 인공수정을 할 수 있게 됐다.

어떤 경우라도 희망을 잃지 말아야겠다.

준 남성크리닉 원장 jun@sne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