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용 < (주)진명출판사대표이사 사장 >

골프를 좋아하면 온갖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골퍼들 생리다.

잠이 많던 사람도 새벽에 일어날수 있으며 라운드 전날에는 좋아하던 술도 삼갈수 있다.

그런데 골프를 좋아하는 단계를 지나 "푹 빠지는" 시점에 이르면 골퍼들은 어떻게 변할까.

스스로 "골프를 사랑하는 수준"에 들었다고 말하는 안광용사장의 골프사랑은 여느 골퍼들의 상상을 넘는다.

안사장은 만능스포츠맨이다.

출판사 경영자답지않게(?) 구릿빛 얼굴에 몸은 근육질이다.

요트 스킨스쿠버 바위타기 빙벽타기 번지점프 스노보드등 안거친 운동이 없다.

그런 그이지만 70년대 중반 "만성 활동성간염"으로 3년간 투병생활을 한적이 있다.

희귀한 병으로 거의 삶을 포기한채 "여생동안 골프나 치자"며 골프에 몰입했다.

그런데 의사들도 고개를 젓던 병이 2년후 싹 나아버렸다.

안사장은 지금도 "골프때문에 치명적 병이 나았다"고 생각한다.

골프를 사랑하지 않을수없게 된 배경이다.

그는 몇년전 미국의 데이비드 리드베터골프아카데미에 입교,3박4일동안 교습을 받았다.

지난달 28일에는 미국 샌디에이고의 "PGCC"라는 골프스쿨에 입교했다.

1년에 한 학기(1백일)씩 6년동안 이 스쿨을 마스터하겠다는 계획인 것.

그의 골프사랑은 아내(심영철 수원대 조소과교수)사랑으로 이어져 매주 토요일은 아예 "아내와 함께 라운드하는 날"로 정했다.

그의 목표는 두가지다.

하나는 언더파를 쳐보는 것이고 다른하나는 클럽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후자에 대한 집착이 더 강하다.

그는 제주 골드CC 클럽챔피언전에서는 8강,용평GC챔피언전에는 4강까지 올라간 적이 있다.

코리아CC 챔피언전에서 3위를 한 것이 최고성적.

그래도 클럽챔피언에 대한 그의 도전은 중단될수 없다.

골프유학도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환인 셈이다.

"클럽챔피언들과 라운드해보면 그들이 확실히 나보다 한수 위"라는 안사장은 "3개월후에는 뭔가 달라진 모습으로 도전할 것"이라고 의욕을 밝혔다.

안사장은 입문초기에 남들처럼 연습장을 곧잘 드나들었지만 지금은 연습보다는 실전을 중시한다.

주 2회 필드행은 기본이고 어떤 때에는 3회까지 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글핸디캐퍼가 되려는 후배골퍼들에게 연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스코어를 낮추는데는 연습말고는 "왕도"가 없다는 것이다.

출근전.퇴근후 조석으로 연습하고 좋은 선생한테서 레슨을 받는 것이 70대에 들어서는 지름길이라고 충고한다.

안사장은 모르는 골퍼를 만나도 유별나게 반긴다.

단 조건이 있다.

"에티켓과 룰"을 지키는 골퍼라야 한다.

사소한 것같지만 담배꽁초를 버리고 벙커샷후 모래를 정리하지 않으며 디보트나 볼마크를 수리하지 않는 골퍼들은 그의 눈에 꼴불견으로 비친다.

골프용어를 가려쓰지 않는 골퍼도 환영받지 못한다.

퍼팅과 퍼터를 싸잡아 "빠따"라는 일본식 용어로 표현하는 일.

파3홀에서 뒤팀에 치라는 신호를 보낼때 "웨이브(wave)준다"대신 "사인준다"고 말하는 것등이 그 한 예다.

갓 입문한 골퍼들은 기량뿐만 아니라 에티켓과 룰도 배운뒤 코스에 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 김경수 기자 ksmk@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