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포츠가 그렇듯이 골프에서도 승패를 가름하는 것은 실력이지만 어떤 때에는 "운"이라는 변수가 작용한다.

행운이 따라주면 실력이 좀 못미치더라도 정상에 오르게 되나 행운의 여신이 외면하면 아무리 기회가 많이 와도 우승은 상대방 몫이 된다.

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우드랜즈TPC코스(파72)에서 끝난 미국PGA투어 셸휴스턴오픈(총상금 2백80만달러)에서도 승자와 패자의 명암은 운명처럼 갈렸다.

로버트 앨런비(28.호주)와 크레이그 스태들러(46.미)는 4라운드합계 13언더파 2백75타로 동타를 이룬뒤 연장에 들어갔다.

연장전은 네번째 홀에 가서야 승부가 났다.

그러나 우승은 연장 네홀 모두에서 위기를 맞은 앨런비에게 돌아갔다.

우승상금은 50만4천달러(약 5억6천만원).

지난91년 프로데뷔후 미국투어 첫승의 감격이다.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질만큼" 운이 따르지 않았던 스태들러는 마지막홀에서 퍼팅이 들어가지 않자 퍼터로 볼을 후려친 것으로 화풀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 연장 첫번째홀(18번홀.4백42야드) :앨런비의 세컨드샷이 짧아 워터해저드에 들어갔다.

그러나 1벌타후 시도한 칩샷이 깃대에 붙었다.

4온1퍼팅으로 보기.

스태들러는 레귤러온을 시킨뒤 12m거리의 퍼팅을 남겨둔 상태.

2퍼팅만 해도 승리가 보이는 상황이었으나 첫퍼팅이 짧았고 다음 1.2m파퍼팅도 컵가장자리에서 멈추는 바람에 3퍼팅으로 보기를 범했다.

<> 연장 두번째홀(10번홀.4백21야드) :스태들러의 어프로치샷이 깃대에서 1.5m지점에 멈추었다.

버디기회.

그러나 스태들러는 그 퍼팅을 컵 왼쪽으로 당기고 말았다.

앨런비는 파를 잡아 무승부.

<> 연장 세번째홀(18번홀) :앨런비의 세컨드샷이 그린을 오버했다.

앨런비는 그러나 칩샷을 붙여 또다시 파를 세이브했다.

반면 스태들러는 1.5m 버디찬스.

그러나 스태들러는 그마저도 실패했다.

<> 연장 네번째홀(10번홀) :티샷은 왼쪽 벙커.

어프로치샷은 그린너머 갤러리스탠드로.

앨런비의 불행은 계속됐다.

그러나 앨런비는 드롭을 한뒤 세번째샷을 컵 3m지점에 떨어뜨렸고 그 파 세이브퍼팅을 넣었다.

스태들러는 세컨드샷이 그린을 오버한뒤 칩샷을 똑같이 3m지점에 갖다놓았으나 그 퍼팅 역시 홀이 외면하고 말았다.

< 김경수 기자 ksmk@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