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벤처기업들의 자사 홍보를 위한 최적의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벤처기업들은 유망한 골프선수와의 스폰서십계약에 열을 올리는가 하면 유명선수를 투자자로 특별 초빙하고 골프대회 공식후원을 위한 물밑작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생긴지 수개월에 불과한 벤처기업들이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가장 빠르게" 회사를 알리는데 골프만한 종목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데 기인한다.

또 골프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다 국내 골프대회만도 40여개에 육박하는등 골프가 인기스포츠로 자리잡은 것도 주된 이유중 하나다.

골프는 개인이 하는 운동이라 야구 축구등 단체종목처럼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유명선수 한명에게 1억~2억원만 투자하면 그만이다.

게다가 스폰서십 계약을 맺은 선수가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되면 그 회사는 팬사인회 무료레슨행사등을 열어 투자비용의 몇배에 달하는 광고효과를 누린다.

또 부대비용을 포함해서 2억~3억원정도 들이면 자사 이름을 타이틀로 붙인 대회도 치를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김미현(23)을 후원한 한별텔레콤.

98년 11월 "공성전자통신"이라는 이름을 한별텔레콤으로 바꾼 이 회사는 김미현 후원으로 엄청난 인지도 향상을 꾀할 수 있었다.

이 회사가 자체조사한 바에 따르면 후원전 10%에도 못미치던 인지도가 후원후 65%로 높아졌다.

후원금으로 약 8억원정도를 투자했는데 62억원 이상의 광고효과를 봤다는게 이 회사 분석이다.

최근에는 서아람(27)이 반도체관련 벤처기업인 (주)칩트론과 1년간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

1억5천만원의 계약금과 5천만원 상당의 훈련지원비에다 5위내 입상시 상금의 30%를 보너스로 지급키로 했다.

강수연(24)도 모텔레콤 회사와 조만간 스폰서십 계약을 맺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99상금랭킹 1위 정일미(28)의 경우 스폰서가 한솔PCS에서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는 한솔CSN으로 바뀌었는데 비교적 덜 알려진 한솔CSN의 홍보를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벤처기업들은 선수에게 자사의 주식을 주기도 하고 투자자로 영입하기도 한다.

유명선수가 참여하는 그 자체만으로 회사의 이미지가 올라갈 뿐만 아니라 다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박세리(23)가 자산운용사인 "그린에셋자산운용"의 주주로 참여했다.

일본에서 활약중인 한희원(22)은 의료전문 인터넷 벤처회사인 "메디소프트"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골프계는 벤처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선수들도 기존 스폰서인 골프용품 메이커들보다 벤처기업들이 높은 액수를 제시하고 있어 반기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벤처기업들이 지나치게 홍보에만 급급하기보다 진정으로 골프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 한은구 기자 tohan@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