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번중 70대 스코어를 한번 내고 아홉 번은 90이 넘는 골프.

그리고 열번내내 80대 중반의 고른 스코어를 내는 골프.

당신은 이 두가지중 어느 쪽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논리적으로는 후자쪽이 맞다.

기복없는 스코어,안정된 전력이 "골프답다"는 의미다.

어쩌다 한번 잘 치는건 진정한 실력이 아니라는 뜻.

그러나 그건 아마추어의 세계이다.

프로들의 "고른 스코어"는 "시합에서 견딜 수 있는 스코어이긴 하지만 절대 우승 스코어"는 못된다.

지난번 마스터스에서 그레그 노먼(호주)은 첫날 80타를 쳤다.

그의 80타는 우리들의 1백타와 마찬가지 골프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커트를 미스했을까.

천만의 말씀.

그는 2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치며 합계 4오버파로 3,4라운드에 진출했다.

80타와 68타는 12타 차이다.

만약 노먼이 어느때든 60대 스코어를 칠 수 있는 전력이 아니었다면 그는 80타를 치는 순간 탈락이 확정된다.

가장 잘칠 수 있는 수준이 이븐파 정도였다면 첫날의 몰락으로 이미 플레이 의미가 없어지는 것.

노먼의 골프는 김성윤과 대비된다.

김성윤의 "75-75타"는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선전이다.

내로라하는 프로들이 70대후반에서 악전고투할 때 아마추어로서 "스코어의 기복이 없었다"는건 그의 앞날에 믿음이 가게 한다.

그러나 대회자체는 언제나 잔인한 법.

아무리 "기대이상의 성취"라 하더라도 그 최고점이 "언더파"가 아니라면 수많은 선수중 한명에 그친다.

그것이 바로 세계 톱프로들의 무대이다.

그렇다면 핵심은 뭘까.

그건 "한국골프의 경험"이다.

김성윤의 선전은 그 자신만의 "자신감 구축"에 끝나지 않는다.

그의 가능성은 세계무대 진출의 야심을 품고 있는 이땅의 모든 젊은이들로 하여금 "마스터스에 대한 경외심,두려움"을 떨치게 했다.

또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이제 메이저에 대한 한국의 도전은 출전자체가 아니라 "커트 통과"로 바뀔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발전이다.

< 김흥구 객원전문위원 골프스카이닷컴 대표 hksky@golfsk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