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이 무서운 것은 오래되면 간경변 간암으로 악화돼 돌이킬수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간염 간경변 간암을 별도의 질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대개는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통계적으로 간암환자의 60~90%에서는 간경변이 관찰되고 간경변환자의 20~40%에서 간암이 발생하며 간경변이 간암에 앞서 나타난다.

이는 간경변이 간암의 원인이라는 것을 시사해준다.

간경변 간암의 치료에 대해 전재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이승규 울산대 서울중앙병원 일반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간경변=간조직에 섬유화가 진행되고 간에 상처가 났다가 아무는 과정에서 결절이 생기면 간조직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이 된다.

이때는 간이 정상적인 모양을 유지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간혈관의 형태나 기능에 변형이 생긴다.

간기능검사를 하면 만성간염의 경우 간염증을 나타내는 지수인 GOT와 GPT수치가 대부분 올라간다.

간경변의 경우 혈중 알부민치가 저하되고 프로트롬빈(혈액응집) 시간이 연장되는 특성이 더욱 강하다.

문제는 간경변 증세가 있더라도 간기능검사에서 모두 이상소견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초기에는 모두 정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간기능검사의 결과가 정상이라고 해서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이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된다.

초음파검사를 하면 간경변은 간표면이 불규칙하고 간조직이 치밀하지 못하다.

비장이 부어있고 복수가 차있으며 복강내 혈관이 확장돼 있다.

가는 바늘로 간조직을 떼내는 간침생검을 하면 간조직이 부스러지기 쉽고 진단하기에 충분한 간조직을 채취하기 어렵다.

따라서 복강경검사로 간표면을 육안으로 관찰하여 진단하기도 한다.

간경변이 되면 장기의 혈액이 모여 간으로 들어가는 혈관인 간문맥의 혈액흐름이 나빠진다.

이로인해 문맥의 압력이 올라가면 문맥의 위쪽에 위치한 위 식도 점막이 충혈된다.

문맥압이 어느 정도 올라갈 때까지는 단순히 정맥류(혈관이 팽창해 늘어짐)상태로 있지만 한계치를 넘으면 출혈을 일으키게 된다.

또 문맥에 과도하게 혈액이 넘치면 수분 염분 알부민 등이 복강내로 흘러들어가 복수가 차게 된다.

시간 방향감각 인지능력 등을 잃는 간성혼수도 동반한다.

복수가 생긴 환자는 입원치료해도 1년간 생존할 확률이 60% 정도로 낮다.

복수가 감염돼있는 환자는 항생제를 4~7일간 주사하고 이뇨제를 복용해야 한다.

무염식을 하고 수분섭취를 하루 1l 이하로 낮추며 알부민 함량이 정상치이하면 알부민을 추가로 투여해준다.

심한 경우에는 배에 주사바늘을 찔러 인위적으로 물을 뽑아내는 복수천자를 실시한다.

위의 손상을 막기위해 위점막을 보호제의 투여가 필요하다.

식도정맥류출혈은 경화물질을 주입해 출혈부위를 굳히거나 내시경을 넣어 작은 고무밴드로 출혈부위를 묶어주는 수술이 실시된다.

간성혼수인 경우에는 변비를 막아 유해물질이 빨리 배출되도록 해야 한다.

락툴로스라는 약을 사용해 장내를 산성으로 유지하고 암모니아 등 유해물질을 만드는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며 대변이 장에서 오랜 시간 머무르지 않도록 유도한다.

비장이 부어있으면 간문맥에서 비장동맥으로 흐르는 혈관의 일부를 막아주는 색전술을 실시한다.

<>간암=간암이 잘 치료되지 않는 것은 간암의 70~80%가 진단 당시에 이미 간경변증을 동반하고 있고 대부분 상당히 진행된 후에 병원을 찾아오기 때문이다.

외과적 치료로는 간절제술과 간이식이 있다.

크기가 작고 절제가 가능한 경우에는 간암을 절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치료다.

간암인 경우에 간이식은 여간해선 하지 않는다.

내과적 치료로서 국내서 가장 널리 실시하는 것은 간동맥색전술이다.

간동맥조영술을 이용해 간암부위로 가는 동맥을 찾아내고 이곳을 색전물질로 막아줘 간암에 영양이 공급되는 것을 차단하는 치료다.

이와 유사하나 좀 나은 효과를 나타내는 치료가 알콜주입법이다.

초음파검사로 간암부위를 확인한 후 90~95%의 알코올을 간암부위에 직접 주사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법이다.

최근 각광받는 치료로는 극초단파나 고주파를 간암에 쏘아 열로 태워없애거나 홀뮴 방사성동위원소를 간암에 주입해 파괴하는 방법이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