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왕이 나이가 많아 아무리 이불을 덮어도 몸이 더워지지 않게 됐다.

신하들이 그에게 아뢰었다.

"나이 어린 처녀 하나를 구하여 임금님의 시중을 모시게 하면 어떻겠습니까.

임금님께서 품에 안고 주무시면 옥체가 훈훈해지실 것입니다"

신하들은 왕의 허락을 받고 이스라엘 전국을 누벼 수넴 출신의 아비삭이라는 처녀를 구해 데려왔다.

그녀가 왕을 모시고 시중을 들게 됐지만 왕은 그녀와 몸을 섞지 않았다.

구약성서 "열왕기(상)"편의 한 대목이다.

나이 70세에 달한 다윗왕의 타들어 간 생명을 돋구기 위해 안간힘을 쥐어짜던 측근들이 마지막 아이디어라고 낸 것이 바로 "영계 상납"이었다.

자고로 영계는 영화로운 노장들에게 입맛을 다시게 하는 출중한 진수로 이해되고 있음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확연한 사실인 듯하다.

동녀가 쇠락해진 늙은 남자의 정력을 보강해주는 확실한 보신제라는 발상 때문이다.

나이 어린 숫처녀와 몸을 섞게 되면 그녀의 정기가 나이든 남자의 몸에 전도돼 회춘과 재활의 동인이 된다는 설이다.

이런 "이론"을 "수네미티즘"이라고 한다.

다윗왕에게 바쳐진 아비삭의 출신지 수넴 지방의 이름을 딴 것이다.

중국의 성전 "소녀경"에 나오는 "소음동침"과 동의어다.

소음동침이란 14세가 안된 소녀와 동침하면 그녀의 정기가 들어와 늙은 육신이 새로워진다는 회춘법.

명조의 이시진은 그의 저서 "본초강목"에서 소녀의 기해(배꼽주변)에는 정기가 서려 있다 적고 있다.

따라서 그 소녀와 살갗을 대고 비비는 남성은 그 정기를 받아 꿈틀거리는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희랍 의사 갈렌(Galen)은 쇠퇴해지는 정력은 혈기왕성한 청년들의 온기를 받을 때 회복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영계를 통한 양생효과와 관련된 이같은 줄기찬 소문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실증적 증거는 제시된 바 없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영계장"을 차릴 수도 있었을 한 시대의 제왕은 물론 권문세가나 갑부중 어느 한 사람도 노년에 다시금 양기의 불꽃을 일으키며 즐겁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남성들의 끈질긴 영계취식 욕구는 거의 유사본능에 가깝다.

이는 "회춘"이라는 핑계로 감추는 비뚤어진 성욕의 발로일 뿐이다.

건강에는 왕도나 비방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건강한 섹스는 건강한 심신에서 유래된다.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휴식,음식 조절 등을 통한 자기관리로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면서 규칙적인 성생활을 영위하는 것 만이 정년없는 성 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