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골프장 같은 홀에서 열흘새 "홀인원 겸 알바트로스"가 두번 나오는 진기록이 수립됐다.

국내에 골프가 들어온지 1백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단기간에 보기드문 기록이 연속 나오기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사건"이다.

화제의 골프장은 서서울CC 18번홀(파4).

지난 1일 기라정보통신 강득수회장이 이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한데 이어 12일에는 김영재씨( 41.성형외과원장)가 드라이버샷을 바로 홀에 집어넣어 알바트로스를 잡았다.

구력 7년에 핸디캡 14(베스트스코어 79타)인 김원장은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2백70~2백80야드에 달하는 장타자.

김원장은 당시 3백17m거리의 18번홀에서 캘러웨이(GBB 10.5도)클럽으로 왼쪽 OB지역을 가로질러 샷을 날렸다.

이 홀은 내리막으로 왼쪽으로 조금 굽어진 형태.

김원장이 친 볼은 훅성으로 날아가더니 시야에서 사라졌다.

김원장은 OB가 난 줄 알았다.

"새남산 로터리클럽" 회원으로 동반자들인 이환 오토바디모터스(주) 대표이사,윤병우 한국자동차정비학원 원장,정순택 (주)르까프상사 대표이사 등도 홀인원은 상상도 못하고 코스로 나갔다.

김원장은 심지어 OB티에서 볼을 하나 더 치고 그린쪽으로 걸어갔다.

그린 주위에서 볼을 찾던 일행들은 마침 잔디를 손질중인 할머니로부터 "땡그랑"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얘기를 듣고 "설마"하며 홀안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볼이 컵속에 있는 것이 아닌가.

확인해보니 그 볼(초이스 롱기스트)은 김원장이 처음 티샷한 볼이 분명했다.

김원장은 "지난1일 그 홀에서 강득수회장이 알바트로스를 했다는 기사를 한국경제신문에서 읽었다"며 "그런 일이 나에게도 벌어졌다는 사실에 어안이 벙벙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김원장은 그날 86타를 쳤다.

6개월만의 라운드라 OB가 3~4차례 났다.

마침 동반자들과 스킨스게임을 했는데 13번홀부터 5개홀을 비겨왔기 때문에 김원장은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셈.

한편 서서울CC 관계자는 "불과 2주도 안돼 같은 홀에서 연속 두번의 알바트로스가 나오니 고사라도 지내야 할 판"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서서울CC측은 18번홀을 "알바트로스 홀"로 명명할 예정이다.

< 한은구 기자 tohan@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