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돌리는 곳마다 봄 기운이 돌고 있다.

만물이 기지개를 켜면서 한 해를 힘차게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고3 수험생을 둔 부모는 살랑거리는 아지랭이를 즐길 겨를이 없다.

자녀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김덕곤 교수는 "고3 수험생은 불안감 무기력 두통 등으로 건강을 해치기 쉽다"며 "건강이 나빠지면 계획대로 공부할 수 없어 불안감으로 이어지는 고3병에 걸리게 된다"고 말했다.

또 "고3병은 불안과 긴장으로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증상으로 3학년초 많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족 사이에 따뜻한 대화,충분한 휴식,운동,균형잡힌 영양식으로 체력을 보강하면 고3병을 날려버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로부터 고3병의 원인 증상 치료법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원인=불안한 마음상태에서 비롯된다.

힘든 일이나 좌절감을 이겨낼 수 없을 정도로 인내력이 부족하거나 공부에 취미가 붙지 않은 경우 고3병에 걸리기 쉽다.

또 노력만큼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부모가 지나치게 성적을 강조하는 것 등도 원인이다.

때에 따라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려 본드를 흡입하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로 발전하기도 한다.

여학생보다는 남학생에서 발생빈도가 높다.

<>증상=성적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긴장성 두통이 생긴다.

긴장성 두통은 편두통과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스트레스는 신경성위염을 부르기도 한다.

흔히들 신경성위염으로 부르는 이 병의 정확한 명칭은 기능성 소화불량.소화가 안되고 속이 쓰린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외에 변비 십이지장궤양 과민성대장증후군 요통 생리불순 등이 생긴다.

감기에도 자주 걸린다.

<>치료법=긴장성 두통이나 신경성 위염 등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생활속에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찾는게 상책이다.

모든 일에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고 생활하면 심리적으로 안정을 되찾아 고3병을 물리칠 수 있다.

김 교수는 "부모의 세심한 배려가 자녀의 성공적인 고3생활을 이끌어 낸다"며 "성적에 지나치게 관심을 갖지 말고 일상생활을 활기차게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수면 식사 운동 등을 학생이 조절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해주라"고 권했다.

수면은 뇌가 몸에 필요하다고 판단해 요구하는 것이다.

뇌는 수면중 낮의 일들을 정리하고 내일을 준비하므로 밤에는 공부걱정을 하지 말고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4당5락"이란 말이 있다.

하지만 잘못된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최소 수면시간은 5시간이다.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한달이상을 지내면 수면박탈 현상이 나타나 뇌기능이 떨어진다.

책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심하면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다.

김 교수는 "고3인 자녀가 갑자기 수면시간을 줄이면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받으므로 평소와 다름없이 수면을 취하도록 보살피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식사량과 음식의 종류를 조절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규칙적으로 알맞은 양의 영양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졸음이 와 학습능률이 떨어진다.

위장건강에도 좋지 않다.

12시간 넘게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쌓인다.

스트레스를 이겨내는데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야채와 과일은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

야채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면 즙을 낸후 곧바로 마시면 좋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감기 등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

감귤 딸기 고추 배추 무 양배추 상추 감자 콩나물 등의 메뉴를 매일 바꿔가며 준비하면 된다.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필요한 비타민B군은 현미 콩류 견과류 간 내장 등에 충분히 들어있다.

햇빛을 자주 보지 못할 경우는 버섯 꽁치 정어리 고등어 등을 줘 비타민D를 보충하도록 해준다.

변비가 있으면 현미 채소 과일 등을 자주 먹도록 해준다.

그러나 튀김류 크림 케익 새우 등 고칼로리 음식은 피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간식은 하루 1~2번이 적당하다"며 "입맛이 없는 자녀에겐 우유 코코아 잣죽 호두죽 땅콩죽 비스킷 등이 좋고 식욕이 왕성하면 생과일이나 과즙이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운동은 건강에도 좋지만 뇌기능을 활성화 시켜주므로 공부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자녀가 휴식시간에는 가능한 밖에서 가벼운 달리기나 줄넘기 등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 규칙적으로 수영과 조깅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김 교수는 "자녀의 특성에 따른 한약도 수험생활에 도움이 된다"며 "정신력이 약한 아이에게는 청심연자탕이 좋고 머리를 맑게 하는데는 귀비탕 등을 처방한다"고 밝혔다.

김도경 기자 infofes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