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낳은 중년여성 가운데 10명중 3명이 요실금으로 남모를 고민을 하고
있다.

요실금중 가장 흔한 것은 복압성이다.

임신 출산 자궁수술 노화 등에 의해 골반 근육이 약해지거나 골반근막인대층
이 파열되면 방광경부와 요도가 후하방으로 처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소변을 멎게 하는 밸브기능을 하는 요도괄약근이 제대로 힘을
쓸 수 없다.

방광이 소변을 배출하려는 압력을 요도괄약근이 견뎌내지 못함으로써 오줌이
새게 된다.

이런 복압성 요실금은 전체 요실금의 48~70%에 이른다.

복압성 요실금이 나타나면 재채기를 하거나 웃을 때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흘러나와 속옷을 적시게 된다.

복압이 높아짐으로써 요도가 저도 모르게 열리기 때문이다.

이런 요실금은 암이나 소모성 질환처럼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불편함과
수치심을 유발하고 사회활동을 제약해 치료하는게 바람직하다.

이정구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복압성 요실금 증세가 심한 30여명
의 환자에게 테이프를 이용한 방광경수술을 시행한 결과 모든 환자에서
요실금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 수술은 내시경으로 질의 앞쪽 피부를 2cm 정도 세로로 절개한 후 요도에
인접한 조직에서 벗겨내 분리한다.

다음 길이 20cm, 두께 1cm 정도의 띠모양 테이프로 요도 중간부위를 감싸
걸어준다.

이어서 배꼽 아래에 작은 구멍을 뚫고 끝이 낚시바늘처럼 생긴 뜨게바늘
모양의 기구로 이 테이프를 그물 걷어올리듯 배 밖으로 끄집어 낸다.

이렇게 한 후 테이프가 달라붙지 않도록 마스킹한 비닐을 떼내면서 밖으로
나온 잉여분의 테이프를 잘라내면 테이프가 살 속에 견고하게 접착된다.

결과적으로 처진 요도는 배의 바로 밑부분에 단단하게 고정되고 배의 압력이
증가해도 영향을 받지 않아 오줌이 새나가지 않게 된다.

이때 쓰이는 테이프는 수술봉합실의 재료로 사용되는 것으로 인체에 해가
없는 아교질이 묻어 있어 인체조직에 강력한 흡착력을 보인다.

수술은 국소마취하에서 가능하고 소요시간도 20분으로 매우 짧으며 피부에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 기존 수술에 비해 미용상으로 보기 좋다.

기존 슬링수술은 복직근막 대퇴근막 고어텍스 등을 두께 1.5cm, 길이는
20cm 이하의 다양한 길이로 만들어 방광경부에 걸어 치골상부로 끌어올린 후
고정시키는 방법을 쓴다.

이 수술은 인접조직을 끌어다 띠조직을 만들어야 하는데다 띠를 치골상부에
걸기 위해 봉합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인접한 조직에 대한 손상이
심했다.

수술 시간도 1시간 정도로 길었고 전신마취가 필요했다.

또 수술후에는 피부흉터가 남고 통증이나 배뇨 곤란의 증상이 며칠간 또는
장기간 지속됐다.

이정구 교수는 "테이프를 이용한 새 수술법은 수술 당일이나 다음날 퇴원해
정상적인 일과를 볼 수 있을 정도로 후유증이 적다"며 "기존 수술보다 만족도
가 월등하게 높다"고 말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