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발표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환경호르몬 보고서"는 환경호르몬의
유해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무엇보다 산모의 모유에서도 다이옥신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비록 일회용 용기 상용식품 등에서 유의할만한 수준의 환경호르몬이 검출
되진 않았지만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환경호르몬에 대한 경각심
을 갖고 이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환경호르몬 과연 위험한가 =쥐를 대상으로 환경호르몬의 유해성을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많은 실험데이터가 환경호르몬의 양에 비례해 성기기형
생식기능저하 발육장애와 같은 장애가 나타나고 있음을 확연하게 보여 준다.

그러나 사람도 실험동물처럼 환경호르몬의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이 적지 않다.

많은 국내외 학자는 미국의 5대호 유역, 일본의 관서공업지대, 대만의
공업지대처럼 한때 중화학공업이 아무런 환경규제없이 발전한 지대에서만
환경호르몬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을뿐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환경호르몬의
양으로는 거의 피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호르몬은 인체내에서 천연적으로 존재하는 호르몬을 흉내내 우리 몸에
있는 세포나 조직의 정상적인 반응을 교란하는 인공적인 물질을 말한다.

환경호르몬에 회의적인 학자들은 체외에서 들어온 내분비계 장애물질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자연호르몬의 수백~수천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체내의 자연호르몬이 워낙 강해 외부물질의 영향은 거의 나타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환경호르몬의 위해성을 묵살하는 것은 위험하다.

더많은 연구와 계몽을 통해 환경호르몬의 발생을 줄이고 이것으로부터
건강을 보호하는 가이드라인이 설정돼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 산모 초유중 다이옥신 =이번 식약청 연구결과 초유에서 유지방 1g당
평균 31.78pg(1pg은 1조분의 1g)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엄밀히 말하면 이번에 검출된 물질은 DDE로 지난 71년부터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인 DDT가 체내에서 대사돼 잔류한 변형물질이다.

DDT는 반감기가 40년으로 40년마다 질량이 절반씩 줄면서 체내에서 소멸
하게 돼있다.

따라서 한번 발생된 DDT는 영속적으로 인류와 함께 한다고 볼 수 있다.

다이옥신류의 독성은 제초제인 TCDD의 독성을 기준으로 환산한다.

따라서 초유 유지방 1g은 TCDD 31.78pg의 독성을 갖고 있는 셈이다.

어쨌든 이번 검사결과 갓난아기가 초유를 먹을 경우 하루섭취 허용량의
24~48배에 달하는 다이옥신에 노출되는 것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발표한 12~32배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번 조사대상 산모들은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산모들로 극히 도시화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출산 직후 짜낸 초유를 시료로 삼았다.

이 때문에 출산후 1주일~1개월에 짜낸 모유를 채취해 분석한 일본 미국
등의 결과와 단순비교할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또 현재 거의 모든 식품이 다이옥신에 오염된 상황에서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인간의 모유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되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그들은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 분유와 우유지방에서는 다이옥신이 각각 0.002pg과 1.41pg가
검출됐다.

분유는 탈지를 하고 우유는 소의 먹이사슬이 사람보다 낮은 단계여서
다이옥신이 적은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다이옥신만 과민하게 반응, 모유 수유를 기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모유수유기간이 길어야 6개월에 불과하고 초유의 다이옥신이 매월 10%이상
감소하기 때문에 별다른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모유의 장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모유는 신선하고 완전한 자연식품이며 면역물질을 함유해 유아의 호흡기
감염 장염 등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또 우유나 분유는 사람몸에 낯선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 모유보다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높다.

유아의 두뇌발달이나 산모의 산후 회복에도 모유가 이롭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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