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손으로만 골프를 치면 어떤 스코어가 나올까.

스코어는 커녕 한 라운드동안 스윙을 계속 할수 있을까.

기상천외한 일이 미국남자프로골프 2부투어인 "바이컴투어"에서 벌어졌다.

주인공은 한때 미PGA투어에서 활약했고 88올즈모빌클래식에서 우승했던
밥 로(39).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그랜스랜즈GC(파72.전장 7천40야드)
에서는 바이컴투어 레이크랜드클래식 4라운드가 열렸다.

로는 전날 왼손 엄지에 심한 부상을 당했다.

4라운드에서는 전혀 왼손을 쓸수 없는 상황이었다.

고민하던 그는 4라운드를 오른손만으로 치르기로 결심했다.

단 1달러가 아쉬운 상금때문이었다.

"내가 만약 4라운드를 포기하면 꼴찌상금 1천60달러는 날아가고 그만큼
상금랭킹에서 손해를 본다"는 것이 그의 말.

바이컴투어에서 시즌상금랭킹 15위까지는 다음해 PGA투어 풀시드를 준다.

지난해의 경우 15위와 16위의 차이는 불과 8백달러였기 때문에 그로서는
1천여달러가 큰 금액일수밖에 없었던 것.

왼손을 전혀 쓰지 않은 로는 이날 26오버파 98타를 쳤다.

그가 그때까지 기억하는 최악의 스코어는 87USPGA챔피언십에서 89타를
친 것이었는데 그것을 훌쩍 넘어버린 것.

로는 결국 29오버파 3백17타(72.71.76.98)로 꼴찌(67위)를 했다.

그는 한손으로만 스윙을 한 것만큼이나 플레이내용도 주목을 받았다.

이날 18개홀에서 단 한번도 레귤러온을 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페어웨이안착률은 64.3%(14개홀중 9개홀)로 비교적 높았다.

피로가 누적된 후반에 그는 12~16번 5개홀에서 무려 11오버파를 쳤다.

"보기-더블보기-트리플보기-트리플보기-더블보기"였던 것.

그는 주로 5번아이언을 썼다.

첫홀 티샷은 1백50야드를 날렸다.

9번홀에서는 3번우드티샷이 2백15야드나 나갔다.

유일한 티샷실수는 16번홀에서 토핑이 되며 볼이 70야드 전진한데 그친 것
하나였다.

"한손으로만 스윙을 해도 크게 불리할 것은 없다. 보라, 나는 1백을 깨지
않았는가"

로의 말이지만 프로의 세계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 김경수 기자 ksm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