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는 겨울이면 눈에 잠긴다.

산과 들은 물론 나무와 집들도 한껏 눈을 이고 있다.

햇볕이 비치는데도 구름이 드리운 쪽에서는 눈이 펑펑 내린다.

겨울나라 홋카이도의 풍경이다.

홋카이도는 그래서 일본내 최고의 스키관광지로 통한다.

연평균 강설량은 5~6m, 스키장만 1백30여개에 달한다.

스키시즌도 11월 중순에서 다음해 4월 중순까지다.

2월말이면 대부분 문을 닫는 우리나라 스키장에 비하면 한달반 가량 스키를
더 즐길 수 있다.

홋카이도의 눈은 밀가루같이 흩날리는 전형적인 파우더(powder) 스노다.

며칠동안 계속 눈이 내리다 날씨가 맑아지면 쌓인 눈의 습기가 증발한다.

눈을 밟으면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난다.

스키마니아들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슬로프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삿포로시에서 남서쪽으로 차로 1시간 가량 떨어진 루수츠리조트는 홋카이도
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최고의 시설을 갖춘 스키장이다.

37개 코스에 총 슬로프길이도 42km에 달한다.

4기의 곤돌라와 리프트 13기가 시간당 3만명을 슬로프 위로 올려 보낸다.

가장 높은 이솔라마운틴(해발 9백95m)을 비롯 이스트 웨스트 등 3개 정상에
슬로프가 갖춰져 있다.

이중 가장 긴 슬로프는 초.중급 수준인 이솔라그랜드 슬로프(3.5km).

정상에서 도야호수와 태평양 전경을 감상하고 가파르지 않은 설면을
부드럽게 미끄러져 내려오는 상쾌함을 느낄 수 있는 코스다.

최상급자 코스를 타고 내려온 뿌듯함과는 또다른 쾌감을 준다.

최대 40도의 경사를 가진 이스트산의 스파이스트코스는 상급 스키어들에게
제격이다.

국내 슬로프와 비교하면 상급코스가 그리 가파르지 않다.

하지만 눈을 고르게 다지지 않고 놔둬 자연스럽게 모글스키를 즐길 수
있도록 돼 있다.

또 대부분의 슬로프 폭이 국내에 비해 2~3배 가량 넓다는 느낌을 준다.

중급자 수준의 스키어들이 기술을 연마하기에 좋다.

스키를 타고 있는 중에도 눈이 계속 내리기 때문에 얼음바닥이 드러나는
일은 거의 없어 안전하다.

가족단위 스키관광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리조트 인근에는 40분 거리의 도야온천과 1시간30분 가량 거리의 노보리베츠
온천이 있다.

인근 시호레이산 정상에는 세계 최대의 곰목장이 있어 둘러볼 만하다.

홋카이도의 자랑인 게 연어 맥주를 맛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를 두배로 늘려
준다.

국내사무소인 다락레저센터를 통하면 1인기준으로 3박4일에 1백5만원이면
이용할 수 있다.

2인1실의 객실과 아침.저녁식사, 2일간 리프트권, 왕복항공료와 교통비가
포함된 가격이다.

(02)757-5075

< 홋카이도=장규호 기자 seini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