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녀 매매춘 근절을 위해 정력적으로 활약하는 한 여성 경찰서장에게
공감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곳 행정기관에서는 미성년 윤락업소를 신고할 경우 2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른바 원조교제한 남자들의 명단과 신상을 공개하는 법안이 국회 법사위
에서 통과되는 등 매매춘시장에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매춘과의 전쟁"을 선포한 경찰공무원이 일으킨 바람이다.

매매춘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할 만큼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지하거래 관행이다.

그렇다고 매매춘이 항상 내밀하게 거래되는 사업은 아니었다.

인도 및 일부지역에선 사원을 찾는 참배객을 상대로 공공연하게 여성의
몸을 팔게 해 사원경비로 충당한 적이 있었다.

소위 신전창녀 제도다.

우리나라에선 을사조약이후 일본에 의해 공창이 조성돼 공식화됐다.

1961년 당시의 군사정권하에선 윤락행위 등 방지법을 만들어 공표하고
그대신 전국 1백4개 지역에 특정윤락지역을 설치한 바 있다.

나름대로 문화를 쌓아 올린 세계 어느 나라에서건 매매춘은 존재해 왔고
지금도 존재한다.

정부 혹은 민간차원에서 매매춘을 없애려는 노력이 시도됐지만 성공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공창 폐지를 시도하면 그때마다 더 진하고 더 큰 규모의 사창이 그 자리를
메웠다.

매매춘의 양상도 가지가지다.

최근에는 새로운 형태의 매매춘이 등장했다.

원조교제와 묻지마관광이 그 대표격이다.

인터넷과 전화방을 매개로 하는 시장도 형성됐다.

매매춘의 유통과정에 거간꾼이 끼는 경우가 흔하지만 요즘엔 직거래도
적지 않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매매춘의 폐해를 극소화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공창으로 양성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수구를 정비해 별도 관리하는 것이 상수도를 깨끗하게 보존하는 길이라는
논리다.

방향은 약간 다르지만 매매춘 옹호론자도 있다.

지켜야 하는 여성을 보호할 수 있고 섹스의 기량을 닦는 연마의 장으로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갑자기 새삼스러운 화두로 떠오른 매매춘.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것은 특히 미성년자 매매춘이다.

채 여물지도 않은 미숙한 자아를 혼란시키고 매춘전선에 뛰어 들도록 강제
하는 책임은 이 사회와 기성세대들에게 있다.

하지만 인류 최고의 직종인 매매춘이 한 여성 경찰서장의 의지만으로 근절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준남성크리닉원장 jun@snec.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8일자 ).